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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잠긴 이곳에 자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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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이 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중앙로역을 방문한 26일 오후 5시. 중앙로역에서부터 시민회관에 이르는 1km 구간은 1천여명의 인파가 몰렸지만 '침묵'의 명상속에 잠겼고 잠시 시간은 멈추었다.

'대구지하철 희생자 천도를 위한 걷기명상'을 위해 중앙로역 참사현장을 찾은 틱낫한 스님은 우선 참가자들에게 '걷기 명상'의 의미를 짧은 메시지로 전달했다.

"한걸음 한걸음의 의미를 마음속에 새기도록 합시다.

숨소리 하나하나의 의미를 생각합시다.

그리고 마음속의 자비를 이끌어내 슬픔에 잠긴 이곳에 퍼지게 합시다". 1분에 지나지 않는 짧은 법문을 뒤로한 채 틱 낫한 스님은 천천히 합동 분향소가 있는 시민회관쪽을 향했다.

조용히 눈을 내리감고 한발 한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는 틱낙한 스님 뒤를 제자를 비롯, 1천여명의 참가자가 국화꽃 한송이씩을 손에 든 채 '묵언'을 수행하며 조용히 따랐다.

행렬이 100여m 이상 이어졌지만 모두가 침묵하며 '명상'에 잠겨들었다.

이날 '걷기 명상'에는 은해사 법타 스님 등을 비롯, 진각종과 베네딕트 수녀회 등에서 단체로 참가했으며 희생자 유가족 200여명도 함께 했다.

30여분 동안의 '걷기 명상'으로 분향소에 도착한 틱낫한 스님은 20여분간 머물며 희생자들의 영령을 위로했다.

희생자 영정 앞에서 5분간의 명상에 이어 스님은 수행하는 16명의 제자들과 함께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5곡의 찬불가를 합창했다.

'걷기 명상'에 앞서 틱낫한 스님은 중앙로역 사고현장으로 내려가 분향하고 20여분간 머물며 "여러분들의 형제 자매는 아직도 여러분과 함께 있다"며 유가족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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