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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나라, 이러면 또 '흥행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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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이후 한나라당의 정치성적표는 허무에 가깝다.

처음엔 개혁의 목소리가 좀 나오는 듯 싶더니 그것도 핫바지 방귀새듯 하고 말았다.

이렇게 어영부영, 다음달 17일 전당대회를 코앞에 둬버렸다.

개혁적 보수라는 이맛도 저맛도 아닌 '맨날 그소리'만 되풀이하다 보니 당운영 혁파의 기개도, 뜨거운 정치개혁의 의지도, 그리고 수권야당으로서의 비전도 도무지 읽을 수가 없게 된 '덩치 큰 아이'가 돼 버린 것이다.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정책도 여당보다 앞서가야 하고, 개혁도 여당보다 더 개혁적이라야 한다.

명실공히 수권야당이고자 하면 여당 이상으로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당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한나라당은 전혀 아니다.

당권을 쥐겠다는 사람들이 당혁파의 의지보다 당권고지(高地)에 깃발 꽂을 생각뿐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지금껏 경쟁다운 당권경쟁을 한번도 못해 봤다.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그이긴 하지만, 이 점에선 "노무현 대통령 본 좀 보라'고 일갈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그가 대권주자가 될줄을 누가 생각이나 했나? 그가 정몽준과 단일화의 도박에서 승리할 줄은, '따논 당상' 이회창을 꺾고 청와대에 입성할 줄 누가 알았었나? '노무현 후보'는 "바꿔보자, 떨어져도 좋다"고 했다.

개혁에의 의지는 치열했으되 도전에의 두려움은 도무지 없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나라당 도전자들에는 아무도 이런 '용기있는 자'가 없어 보인다.

지금 한나라당의 대표경선 양상을 보면 정책토론.비전경쟁은 눈을 씻어도 보이지 않는다.

자기 PR과 상대방 흠집내기 등 구태 뿐이라고 한다.

이러니 '지역대표 운영위원' 선거전인들 '페어'할 수가 없다.

며칠전 매일신문엔 한 솥밥 먹는 박승국.백승홍.안택수.이해봉 의원이 두명 뽑는 대구 운영위원 선출전을 앞두고 인신공격.편가르기 등 상호비방이 낯뜨거울 지경이라고 전하고 있다.

윗물이 흐리니 '중간물'인들 탁수(濁水) 아닐 리가 없다.

제발 정신들 좀 차리기 바란다.

"대선 패배이후 5개월간 우리당이 한 일은 표류와 방황과 현실안주 뿐이었다"는 김용환 의원의 쓴소리에 모두들 느끼는 바 있어야 한다.

6월 첫주부터 시작되는 전당대회 공식 선거운동에 대비, 후보간의 다양한 정책대결과 이벤트가 있기를 기대한다.

각종 토론에도 적극 나서 새 정치에 대한 '타는 목 마름'을 채워주기 바란다.

그저 민주당의 인기 하락, 노무현 대통령의 '잦은 실수'에 기댄 반사이익이나 노려서야 당 대표는 될 수 있을 지언정 정권교체는 백년하청이다.

제대로 된 사업가라면 어부지리(漁父之利)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도 '벤처'가 되기 바란다.

지금 이런 식이면 또 흥행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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