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장을 찾아서-귀금속공예 이순용씨

대한민국 명장회 대구지회 이순용 귀금속공예 명장은 반지 만드는 일에 일생을 건 사람이다.

34년간 한 길을 걸어 온 이 명장은 국내 귀금속업계의 누구나 인정하는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1995년 미국 산업연수 중 국내 최초로 인비저블 세팅 기술을 개발한 장본인으로 96년엔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 현대 장신구전 대상을 차지했고 이후 일본 인터내셔널 펄 디자인 콘테스트에 3회 입상했다.

귀금속 공예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섬세함과 치밀함을 요구하는 힘든 작업이다.

금, 다이아몬드 등의 각종 귀금속은 잠깐 실수로 0.01㎜의 아주 작은 오차만 내도 반지에 물릴 때 쉽게 깨져버리기 때문이다.

원본뜨기, 왁스사출, 석고작업, 주조, 세공, 도금 등 6, 7개에 이르는 복잡한 공정에다 용접, 연마, 망치질 등 다양한 작업방법들을 두루 꿰야 한다.

"귀금속 공예가는 전천후 해결사여야 합니다.

기본 작업 과정은 물론 디자인까지 책임져야 하죠. 단 한 부분이라도 어긋나면 제대로 된 반지를 만들 수 없습니다".

이 명장은 이같은 어려움때문에 전체 공정을 모두 파악하는 데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뭐든지 두드리고 깎고 다듬는 일에 익숙했던 이 명장에게도 반지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

이 명장은 16세에 서울로 상경해 종로 3가 반지공장에서 일을 배운 이후 각각의 부분 공정에서 전문가 수준이 되기까지는 적어도 4, 5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전국 60여곳에 귀금속 공예 교육기관이 생겨났지만 단 한 곳도 모든 작업공정을 체계화한 종합적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모든 과정을 마스터한 명장이 그만큼 드물다는 얘기죠".

지난 3월부터 대구과학대학에서 귀금속 세공 강의를 시작한 이 명장은 "이대로 가다간 반지 만드는 기술은 계속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 "반지 작업공정을 표준화, 이론화해 후진 양성에 앞으로 남은 인생을 바치고 싶다"고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사진·김태형기자 th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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