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똥집에서 소리 한번 내볼래"하고 말 한마디 던지면 애들은 금세 소리꾼처럼 소리를 잘도 낸다
수업종이 울려도 학생들은 좀처럼 자리에 앉을 생각을 안 한다.
기말고사가 끝난 요즈음 교실풍경은 더더욱 그렇다.
학생들은 교과서는 뒷전이고 재미있는 영상수업을 원하므로 교과 담당 선생님은 수업에 적합한 자료를 골라 보여주기도 한다.
7차 교육과정에서 국악수업은 서양음악을 전공한 선생님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
필자는 1992년 교사국악회에서 해금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우리 음악에 대해 관심과 열정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장구 가락도 배웠다.
클럽활동반을 개설하기도 했는데 직접 지도하기에 부족한듯 해서 국악풀제를 통해 전문 강사를 초빙, 학생들을 지도하게 했다.
하지만 방과후에는 학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연습을 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학생들이 학원에 가야 하고, 어떤 부모님들은 공부에 지장을 준다며 참가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학생은 점심시간에 와서 혼자 연습하고 평소에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 부모님을 설득시키기도 한다.
방과후 특기적성반에 가야금반, 대금반, 사물놀이반 등을 개설하니 그 중에는 우리 음악을 전공하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어릴때부터 목소리가 거칠다고 판소리를 시작해 국악과 교수를 꿈꾸는 학생도 있었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등을 배우게 하지만 오랫동안 서양음악을 익힌다고 반드시 정서에 맞는 것은 아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입맛이 당기게 국악가요를 부르고 교과서에 나오는 민요의 시김새를 넣어서 가르치면 학생들은 이내 어깨를 들썩인다.
평소의 과격함이나 이기적인 성향도 다소 누그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시 우리 것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민족이든 자기 나라의 전통음악을 소중히 여기고 즐겨 부른다.
우리 청소년들도 우리 음악의 소중함과 긍지를 가짐으로써,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우리 음악의 주역이 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영숙(대구음악교과모임.대곡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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