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산사람이 본 대구·경북-울산대 김주홍 교수

"대구·경북은 먼저 사람이 변해야 합니다.

대구·경북은 학문과 전통의 고장으로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화려한 과거도 있었지만 현재는 경제적 기반이 흔들리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영화만 추억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울산대 교무처장 김주홍 교수는 울산사람으로서 대구·경북에 대해 이렇게 진정어린 충고를 하면서 울산과 대구·경북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설명했다.

"울산은 작은 항(港)으로 출발하여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찾아 유입된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짜여진 신생 광역시이다.

그래서 울산사람은 덜 배타적이며, 전통보다는 변화를, 명분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생활방식을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 울산의 지역별 국내총생산액이 국내 최고로 선진국 수준에 이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최대공업도시인 울산이 총체적으로 훌륭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대구·경북인들의 고민에 대한 해법을 울산에서 찾아 볼 필요도 있다"는 조언을 했다.

특히 그는 "우선 전통과 역사를 갖되 과거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야 하고 국가 최고 지도자가 지역 출신이었던 것과 대구의 섬유공업이 산업발전의 원동력이어서 지역경제가 활발했던 사실들은 중요한 역사지만 지금도 반드시 그래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상황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며 각오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구에서 만난 택시 기사와의 대화를 예로 들었다.

"택시 기사는 대구로 온 경북 사람들이 고향 계(契)를 하고 있는데 의사 소통이나 사업, 사회적 교류도 고향계를 중심으로 하는 등 배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대구·경북 안에서도 소지역적 배타성이 강하다는 지적과 함께 하물며 이 지역 외의 외지인들에게 대해서는 어떻게 하겠는가며 반문했다.

이런 사실은 첨단시대와 배치되는 사고라며 변화의 당위성을 말했다.

"현대는 이동, 접속, 변화의 시대다.

정보화, 세계화라는 21세기적 문명현상도 따지고 보면 국가적, 지역적, 문화적, 사상적 배타성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대세를 수용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21세기 무한 경쟁에서 낙오할 지도 모른다"며 따끔한 변화를 요구했다.

또 "대구·경북인들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자부심도 강하지만 권위의식도 강하다"며 "이제는 이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많은 대구·경북인들이 공감할 것이라면서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고 또한 권위에 의해 유지해야 할 부분이 많은 사회적 분위기가 지역발전에 장애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변화의 방향과 지역민들의 의지"라며 한 대기업 총수의 말도 인용했다.

"조상과 마누라만 빼고 모두 바꾸자고".

울산·윤종현기자yjh093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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