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해 놀고 있는 젊은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어떤 젊은이는 그동안 100여 군데에 원서를 제출했으나 아직도 취직을 못하여 애를 태우고 있다고 한다.
요사이 웬만한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에는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금년 6월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은 3.3%이나 15~29세의 청년실업률은 7.4%로 두 배 이상이다.
리크루트사의 조사에 의하면 139개 대기업의 금년 하반기 채용계획은 5천700여명으로서 작년 하반기(1만1천600명)에 비해 50%가 줄어들었는데, 이는 내년 2월 대졸예정자 30여만 명의 1.9%에 불과한 숫자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는 것은 개인의 불행일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복지정책이라는 인식하에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일자리 창출에 두고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기업이므로 무엇보다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는 첫째,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확보되고 과격한 노사분규가 없어져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불필요한 인력을 해고하는 것이 극히 어렵고, 대기업 노동자들은 중소기업 노동자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의 임금과 복지혜택을 누리면서도 이들 노조들은 거의 매년 무리한 요구를 내세워 노사분규를 일으키고 있다.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어 매년 임금을 크게 올려주고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기업 노조의 행태가 바뀌지 않는 한, 그리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지지 않는 한 기업들은 자꾸만 외국으로 빠져나갈 것이다.
임금수준이 매우 높은 대기업 노조원들이 자녀 과외비를 위해 임금을 올려달라고 투쟁한다는데, 그렇게 공부시킨 자녀들이 학교 졸업후 일자리가 없어 취직도 못한다면 그러한 투쟁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국제적인 관행에 비해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과 노조의 인식전환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이 그곳에 투자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하여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각종 혜택과 지원을 제공하는 이유는 이들 기업이 자기 국민들을 고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에 대하여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보다 더욱 유리한 지원과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외국기업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기를 꺼리는 주된 이유로써 북한핵문제로 인한 불안, 경직된 노동시장과 전투적인 노조, 정부의 규제와 정책의 불투명성, 과도한 세금부담 등을 들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조속히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도권 공장 신증축 규제도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에 공장신축을 규제하면 과거에는 지방으로 갔지만 지금은 중국 등 외국으로 나가버린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고 도와주기보다는 법규정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하는 등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일부 공무원들의 자세도 시정되어야 한다.
넷째,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도 눈높이를 낮추어야 한다.
모두들 대기업에만 취직하려고 애쓰고 정작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보수나 근무여건이 대기업 보다는 못하지만 자기 능력을 발휘하여 큰 발전을 이룩하는데는 오히려 중소기업이 유리한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우량한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
김병일(공정거래 위원회 전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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