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과학공부-인기끄는 로봇교육

아이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의 한 로봇교육 현장. 움직이지 않는 로봇 때문에 지칠 만도 하지만 포기할 줄을 모른다.

어디서 잘못된 걸까. 다시 분해하고 전자회로와 센서, 몸통을 조립하기를 반복한다.

프로그램까지 고쳐 입력하고 나자 드디어 로봇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품을 사서 직접 조립하는 로봇교육이 새로운 과학교육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로봇교육센터나 각종 문화센터에서 실시하는 로봇교육, 로봇방문교육 등 로봇교실에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몰리고 있다.

현재는 부품을 사서 직접 조립해서 움직이게 하는 조립로봇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터와 기어, 바퀴, 센서, 각종회로 등을 순서에 따라 조립해 가다보면 리모컨이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이 완성된다.

현재 로봇교실을 운영하는 곳은 미니로봇과학교실(053-781-8981∼3. http://www.ggg.co.kr)과 다진로봇교육(053-653-9400. http://edu.dajin.com). 미니로봇과학교실은 대구시 수성구 지산범물교육센터 외에 대구 성서, 경주, 구미에 별도 교육센터를 두고 운영 중이다.

방문교육을 위주로 하고 있는 다진로봇교육은 대구와 구미에 교육장을 두고 있다.

미니로봇과학교실은 첫단계 입문과정일 경우 로봇키트(재료비) 28만5천원(1년 사용)에 수강생 4인기준 1인당 월 6만원. 다진로봇세상은 1개월 방문교육에 9만(1인 기준)∼6만원(3명 이상)선이다.

로봇교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직접 만드는 특별한 재미 속에 과학원리를 배울 수 있기 때문. 빛이나 라인을 따라가는 로봇의 경우 전기와 저항, 센서 등 기초 물리학과 전자, 기계공학 등의 기본 개념을 스스로 깨치게 된다.

미니로봇과학교실 이원규 대표는 "로봇만큼 아이들에게 과학적 흥미와 창의력을 개발시켜 주는 것은 없다"며 "사용자입장이 아닌 생산자 입장에서 프로그램까지 배우다 보면 논리력을 키우는 데도 그만"이라고 했다.

다진로봇세상 대구지사 김영호 대표도 "아이들이 자기가 만든 로봇이 실제로 움직이는 걸 보면서 너무 재미있고 신기해한다"며 "그 과정에서 과학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해가기 때문에 로봇을 단순히 비싼 장난감으로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기가 만든 로봇으로 경기를 하는 로봇대회도 점차 그 참여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13일 포항공대에서 열린 제1회 국제창작지능로봇경진대회 대구·경북예선대회엔 462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로봇 길 따라가기와 로봇워, 로봇축구, 초중등 종합 4종목의 경기를 개최했다.

이 대회 입상자들은 10월 18∼19일 포항공대에서 열리는 전국규모의 본선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2003 대한민국 과학축전'이 열리는 8월 13∼17일 서울무역전시관에서는 제5회 로봇올림피아드 전국대회가 열린다.

종목은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로봇 길 따라가기 △보행 로봇 장애물 경주 △계단 오르내리기 △로봇축구 △로봇 서바이벌 △로봇 응급구조 등.

(사)대한창작지능로봇협회 염영일(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 협회장은 로봇대회야말로 청소년들의 과학마인드를 높여주는 최고 교재라고 강조했다.

"로봇기술은 고령화사회인 미래사회에서 필수불가결한 기술이 될 것"이라는 염 협회장은 센서와 인공지능, 통신에 심리학까지 아우르는 복합 기술인 로봇의 저변확대와 아이들의 과학적 소양을 고취시키는 데도 로봇대회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 단순 조립 비프로그램 로봇은 가격이 싼 편이지만 초소형 컴퓨터가 내장되어 로봇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 로봇은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배틀로봇은 16만원 이상, 청소년용 축구로봇은 40만원대이고 그 이상의 로봇도 많다.

교육비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로봇에 푹 빠진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 박광호(41·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아무리 로봇교육이 과학탐구능력과 창의력을 키워준다지만 높은 가격대를 부담하기가 쉽지 않다"며 "방학중에 학교에서 로봇교실을 열어 큰 비용부담 없이 아이들이 로봇을 접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일본에선 초·중등학교에 로봇수업이 있을 정도로 이미 과학교육 보조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서는 특기·적성교육 수준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에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국로봇교육연구회(회장 임길영 전북도교육청 장학관)가 설립되기도 했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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