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술한 경찰 경호 U대회 혼란 불러

어제 대구 U대회 미디어센터에서의 반북 시민단체들과 북한 취재기자간의 충돌은 U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는 우리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을 줬다.

세계 각국의 우의와 화합을 다지는 자리가 돌발적 사건으로 남북 체제 갈등의 장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U대회가 또 다시 곡절에 휘말리게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사건의 발단은 북한 기자들의 과잉반응으로 보여진다.

반북 시민단체들의 인권회견은 장소 선택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으나 우리 법 상식에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

기자회견은 일반 집회나 시위와 달리 관할 경찰서에 집회 내용을 사전 신고할 필요가 없고, 집시법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 인권회견은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문제는 남한의 법 운영 체제를 이해하지 못한 북한 기자들의 돌출행동이다.

그들이 진정한 기자들이었다면, 인권회견의 시말을 취재만 하면 될 일이었다.

기자는 사회현상에 대한 보도와 논평을 하는 집단이지, 사회운동이나 정치활동을 하는 주체가 아니다.

회견장에 난입해 욕설을 하고, 몸싸움을 연출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탈행위다.

이번 사건을 맞아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경찰의 허술한 대응이다.

U대회가 모종의 충돌사태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었음에도 충분한 사전 대비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

인권회견장에 배치된 수십명의 경찰이 20분간의 몸싸움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 기자들의 1차 항의와 2차 몸싸움 사이에 5분간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적절한 예방조치를 강구하지 못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경찰의 허술한 경호가 한 순간에 U대회의 운영과 남북관계에 부담을 지우고 만 것이다.

재발 방지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일이 또 다시 남북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제 스포츠 제전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남북이 체제나 이념을 떠나 원만한 타협점을 찾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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