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해 보상보다 공장 재가동이 급선무

"매미 피해로 인한 보상이 문제가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공장을 재가동해 거래선을 유지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입니다".

태풍 '매미'로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은 달성공단에서 주물모형 제작공장 대남중자를 운영하고 있는 이영철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태풍으로 인해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은 이미 다 빠졌고, 발이 빠질 정도로 쌓인 토사도 하루이틀 작업으로 제거될 예정이다.

이씨가 더욱 걱정하는 것은 거래선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다.

하청을 주는 원청기업체야 당장 제품 제작을 위해 거래선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 그러나 이씨의 공장과 같은 하청업체는 한번 거래선이 끊길 경우 거래를 재개시키기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씨는 "공장이 완전 재가동되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기계 한 대라도 빨리 재가동시켜 납품을 재개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라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원단이 빗물에 침수돼 8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본 성서공단내 삼부섬유 유성재 대표도 마찬가지의 우려를 나타냈다.

유 대표는 "섬유제품은 특히 유사품 생산업체가 많아 거래선을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추석 연휴 직후라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이후 거래처에서 주문을 받을 때 확보된 재고가 없거나, 재고에 문제가 있으면 당장 거래선이 끊길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것. "가격 인하 경쟁을 하거나 특별한 인간관계가 없으면 한번 끊긴 거래선을 되돌리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한시바삐 현재 피해를 복구시켜야 합니다"고 말하는 유 대표의 목소리에선 활기를 느낄 수 없었다.

달성공단 관리사무소 이진목 과장은 "하청업체의 거래선이 보장되지 않아 현재 피해를 복구하더라도 부도내는 업체가 생길 수도 있다.

원청업체들의 적극적인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연재해로 큰 타격을 입은 피해업체들은 기업생존의 관건이 될 거래선 유지, 확보 문제로 더 큰 절망에 직면해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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