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썰렁한 수해지 溫情으로 보듬자

이번 태풍피해지역이 워낙 넓은 탓인지 '온정의 손길'이 예년에 비해 무척 썰렁하다고 한다.

지난해만 해도 강원지역에선 구호물품이 넘쳐 오히려 배분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에 비하면 올해는 피해가 훨씬 큰 데도 지난해의 30%정도라는 게 각 시도 재해대책본부의 반응이다.

이는 근원적으로 역시 경기 위축이 주된 원인으로 이웃을 배려할 여유가 그만큼 적어진 세태를 여실히 나타내주고 있다

게다가 청년실업이 심각한 여파탓인지 자원봉사자들의 인원도 적고 주로 여성인력이라 복구에 큰 차질을 빚을 것 같다는 게 수해지의 하소연이다.

TV의 포커스가 되고 있는 경남 마산 등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일부 수해민들은 식수는 물론 끼니조차 어려워 아예 굶으면서 구호품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딱하기 짝이 없다.

특히 올해의 태풍은 영호남 강원지역을 거의 쑥대밭으로 짓이겨 재해대책본부도 미처 챙기지 못하는 오지나 작은 섬 주민들은 물로 주린 배를 채우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식으로 수해지에 찬바람이 불면 굶어서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금 복구에 동원된 인력도 거의 군인.의경.공무원 정도로 땜질하고 있으니 추위가 오기전에 응급 복구라도 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정부차원의 긴급 지원을 서둘러 국민들의 온정이 쏟아나게 해야 한다.

또 전경련에서 수백억원의 의연금을 내 놓은 것도 중요하지만 산하의 건실한 기업체들을 중심으로 직원들을 수해지에 보내 봉사하는 특별배려가 '온정'을 이끄는 견인차가 되지않을까 싶다.

특히 TV 등 매스컴도 한곳에만 집중조명할 게 아니라 소외지의 딱한 속사정을 골고루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

OECD에 가입한 1만달러 소득을 가진 대한민국의 참담한 수해민들이 굶으면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도록 방치한다는 건 우리의 수치가 아닌가. 유독 '시련'에 강하다는 한민족의 얼을 다시금 일깨워 한줌의 쌀과 삽질에 국민적 동참을 촉구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