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동해 어민들의 쌈짓돈 역할을 해온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한데다 해안 양식장이 적조와 태풍으로 무너지면서 횟집들도 팔 고기가 없어 개점휴업상태다.
국내 최대 오징어 산지인 울릉도에서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위판된 오징어는 모두 22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어획량 1천112t의 20%에 그쳤다.
이 때문에 3천여명에 달하는 울릉지역 오징어 건조장 종사자들은 일감이 없어 놀고 있다.
게다가 태풍 '매미'가 건조장 시설 절반을 날려버려 섬 주민들은 실의에 빠져 있다.
동해안 최대 어업기지인 포항 구룡포 영일수협의 지난 16일 오징어 위판량은 1.3t으로 지난해 61t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울진 후포항 오징어배들도 하루 조업에 평년치 어획량의 30∼40%인 척당 1천500∼2천마리 정도밖에 잡지못해 선장과 선주들은 출어 경비도 빠지지 않는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여름 잦은 비로 피서철 특수를 누리지 못한데다 가을철 오징어마저 잡히지 않자 동해안 경제 자체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것. 어획 부진은 어민 가계의 피폐와 함께 식당.다방.유통업체 등 모든 동해안 경제주체의 동반몰락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울진지역의 횟집주인 김호영씨는 "자연산은 잡히지 않고, 양식횟감은 적조 때문에 죽고 태풍으로 가두리가 파손되면서 손님을 받아도 팔 고기가 없다"고 했다.
포항 죽도시장과 북부해수욕장 및 두호동 일대 수십군데 횟집에는 오징어가 아예 없거나 마리당 값이 6천원을 넘는 등 오징어가 '귀한 고기'가 됐다.
포항수협 판매과 손득노 경매사는 "오징어 뿐 아니라 잡어 등 모든 어종이 잡히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동해안 수산종사자들이 모두 빚더미에 앉을 판"이라고 말했다.
동해수산연구소 허영희 연구사는 "지난해 겨울 이후 저수온 현상이 심해지면서 오징어를 비롯한 지역 주종 어군의 산란율이 떨어진데다 지난 7월 이후 발달한 냉수대로 인해 어획이 부진하다"며 올해 어황이 상당기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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