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3년만에 최악 흉작...쌀값 폭등 우려

유례없는 흉작으로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 1980년 이후 23년 만에 최저 규모인 3천만섬 이하로 격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500만섬 안팎의 쌀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쌀값 폭등이 우려된다.

농업 전문가들은 지난 여름 잦은 비와 장기 저온현상으로 일조량이 크게 부족한데다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까지 겹쳐 최악의 경우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5%이상 줄어든 3천만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경북과 경남을 비롯해 충남, 전북 등지의 작황이 예년에 비해 크게 나쁜데다, 올해부터 도입된 휴경제와 콩 등 사료작물 재배, 농지전용 등으로 쌀 재배면적이 3.45%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쌀 생산량은 2001년 경우 3천830만섬이었으나 지난해는 태풍 '루사' 등으로 3천422만섬으로 감소했고,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1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지자체 농정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전국 쌀 공급량은 식용 2천800만섬, 가공용 200만섬, 대북지원 270만섬, 의무수입분 100만섬, 2001년 이월분 900만섬, 종자 기타 등을 합쳐 4천800만섬이었고 이 중 소비량은 3천800만섬 이었다.

그러나 올해 쌀 생산량이 3천만섬 이하로 줄어들면 2002년 재고분 840만섬 중 2002년 재고 쌀 840만섬 중 정부비축분 600만섬을 제외할 경우, 재고 쌀 240만섬과 의무수입분 144만섬을 합쳐도 3천384만섬에 불과해 500만섬 가량 부족분이 발생한다.

게다가 태풍과 냉해로 쌀 품질도 크게 떨어져 식탁에 오를 수 있는 고품질 쌀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농림부와 경북도는 지난 15일부터 전국 쌀 생산량 작황조사에 나섰지만 조사결과는 이 달 말이나 다음달초쯤 발표한다며 함구하고 있다.

농정당국이 작황 공개를 꺼리는 것은 쌀 생산량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경우 쌀 수집상들이 매점매섬에 나서 시중 쌀값의 폭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쌀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 휴경논에 대한 정부 지원 등 농업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경북 의성 다인농협 정석조 조합장은 "최근 경북대 농업개발대학원 교수들은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면서 "실제 수확을 앞둔 논에 가보면 쭉정이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북도 농산과 관계자는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경북에서만 1만ha의 벼가 쓰러졌거나 침수 또는 유실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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