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영남대 자연자원학부 김용식 교수

"세계적으로 이름 나있는 도시마다 훌륭한 식물원(Botanical Park)을 가지고 있지요. 식물원은 그 도시를 알리는 가장 좋은 홍보수단이자, 환경외교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대구 수목원도 외국인과 타 지역민들이 찾을 수 있는 명소가 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영남대 자연자원학부 김용식(53)교수는 대구수목원이 지역에서 가진 역할을 강조하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조언을 제시했다.

"대구수목원은 부지 여건상으로는 '영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 계곡 등 식물원이 가져야 할 다양한 요소들이 빠져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장을 매립해 조성된 수목원이란 점은 여러 측면에서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그는 식물원의 기능을 '수집' '전시' '교육' '연구' '보존' 등 5가 로 전제하고 대구수목원은 이중 몇 가지를 선정, 역할을 특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위해선 지방정부의 예산지원 및 연구인력 확충이 가장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27명의 직원 가운데 일반행정직원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

김 교수는 현재 2명에 불과한 연구사 인력을 늘릴 뿐 아니라 식물 표본 수집 전문가, 전시 전문가, 연구 전문가, 보존 전문가 등 부문별 전문가를 보충해야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수목원 운영이 '찾아오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두고 있다며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국에선 공항, 역 터미널, 지역 관광명소 등 외국인이나 타 지역민이 들르는 곳에 그 지방의 식물원을 알리는 팸플릿을 비치해 둡니다.

대구에선 대구 수목원을 알리는 팸플릿이 비치된 곳을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수목원 부지확장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초등학생들을 인솔해 수목원을 찾는 교사들에 대한 식물교육도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영국 왕립 큐 식물원은 300여년에 걸쳐 조성됐습니다.

복권기금 등 정부 수익의 일부를 왕립 식물원내 '종자은행' 조성 등에 투자하고, 또 다른 국립 식물원 건립에 투자하는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죠. 과연 우리 정부는 그런 식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까?"

김 교수는 초기 조성 때는 수백억원의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정작 운영단계에선 예산을 부족하게 배정, 수목원들이 적자운영에 허덕이도록 방관하는 우리 정부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그는 또 대구수목원 부지에 건립예정인 산림 박물관도 교육적인 취지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했다.

"이곳의 산림 박물관이 어떤 측면에 초점을 맞출지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단순한 전시기능보다는 연구·교육 기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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