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연세대와 고려대가 기여입학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단지 사학의 재정난을 덜어준다는 이유만으로 이 제도를 실시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많아 시기상조라 생각되며 그 이유를 밝히겠다.
첫째, 기여입학제가 불러일으킬 황금만능주의 팽배와 계층간의 위화감 조장 문제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성적이 미치지 않아도 돈 있는 부모덕에 합격증을 받는다면 입시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대다수 학생들에게 위화감과 허탈감을 주게 될 것이다.
둘째,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한 기회와 보편타당한 도덕성에 기초하여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이 제도는 정면으로 위배된다.
셋째, 기여입학한 학생이 떳떳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겠는가 하는데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들이 과연 학교와 국가 사회발전에 얼마나 공헌할 수 있겠는가도 문제다.
넷째, 사학의 재정문제 해결책은 이같이 모순투성이인 기여입학제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국고 지원 확대 등의 방안에서 찾아야 된다는 점이다.
다섯째, 사학이 부동산 투기나 대학의 외형적 확대에 치중하면서도 재정난 운운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지금까지 재정 공개, 감사 참여 등 교수협의회의 요구에도 정부나 대학당국은 이를 묵살하고 있지 않은가. 아울러 현재 많은 사학들이 족벌체제로 대학을 사유화, 세습화하고 있는 것은 대학 재정의 부정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소규모의 사기업도 기업자산 및 운영형태를 인정받기 위해 공인회계사의 감사를 거쳐 결산공고를 내고 있는데 하물며 공익단체인 학교법인이 재정상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의혹의 소지를 크게 남기는 것이다.
그동안 입시 부정이나 사학재단의 횡포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하고 방관한 정부도 교육환경과 사회기강을 위해서 이 제도의 도입을 허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철호(대구시 두류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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