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주력업종인 섬유 산업이 섬유 기계 산업의 발전으로 다시한번 꽃피게 될까.
정부와 대구시는 1단계 밀라노프로젝트(1999~2003)에서 섬유 기계 산업육성을 외면해왔다.
그러나 수작업이 아니라 기계로 짜내는 섬유가 다른 나라의 섬유와 차별화되고, 첨단 사회에 걸맞은 고급 기능을 가지려면 결국 섬유를 생산하는 섬유 기계의 발전이 이뤄져야만 가능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따라서 대구시와 중앙정부는 내년부터 2008년까지 계속될 포스트 밀라노를 통해 섬유 기계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키로 하고, 이를 주관할 한국 섬유 기계 연구소(경북테크노파크 내)를 한국염색기술연구소,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못지않게 지원키로 했다.
사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섬유 산업은 기형적인 구조가 계속됐다.
이미 세계 5대 섬유 강국들이 섬유 산업과 섬유 기계 산업을 동시에 육성시키며 섬유 기계 수출로 인한 외화 획득과 신소재 개발을 통해 고급화, 첨단화, 고부가가치화 하는 세계 섬유시장의 조류를 리더해왔지만 대구지역은 달랐다.
1980년대 섬유산업 구조고도화 자금 지원부터 20여년이 지난 밀라노 프로젝트를 끝낼 때 까지 모든 예산은 직물, 염색, 패션 산업에만 집중됐다.
결국 일각에서는 "밀라노 프로젝트의 실패 원인 가운데 하나는 첨단 소재를 짜야할 섬유 기계 산업에 대한 외면 때문"이라는 얘기까지 터져나왔다.
새로운 섬유를 짜기 위해 비싼 직기를 수입했는데 돌아서면 외국에서 새 직기를 새로 들여놓는데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야하고, 그렇게 짠 소재마저 섬유선진국 제품을 따라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한 섬유산업의 수익성 기대는 어렵다는게 섬유인들의 공통된 의견.
섬유 산업을 재도약시키려면 섬유 기계 산업도 동시에 육성해야하는 것은 필수. 따라서 정부와 대구시는 섬유기계 분야의 집중 육성에 합의했지만 구체적 국비 지원 액수와 관련해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시는 일단 한국섬유기계연구소보다 한국염색기술연구소,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아직 변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한국염색기술연구소가 400억원,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25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는데 반해 한국섬유기계연구소는 150억원의 예산지원이 계획돼있다.
밀라노프로젝트 4개분야 17개 사업을 주도한 산자부 생활산업국 섬유산업과도 '섬유기계' 육성보다 한국염색기술연구소,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운영비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KDI 관계자는 "이는 섬유기계 산업 관리를 산자부 내 자본재 산업국 산업기계과가 총괄하고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섬유부서 이익에 집착해 섬유기계 육성을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한국섬유기계연구소는 밀라노 프로젝트에서 배제돼 지난 2000년 경북테크노파크(영남대 내)에서 '섬유기계센터'로 둥지를 틀고, 2003년 4월 한국섬유기계연구소로 확대 개편됐다.
그래서 밀라노프로젝트의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한채 산자부 산업기반기금 47억원, 경북도 15억원, 경산시 10억원, 민자 36억원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섬유 기계 산업의 육성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한국 섬유기계 연구소가 대구시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경북도 권역이어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DI 관계자는 "기계산업과의 동반 발전이 가능한 섬유기계 분야 예산은 최소 대구시 안의 배 수준은 되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미 이같은 입장을 기획예산처와 대구시에 전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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