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카드 사용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외상이면 소도 잡는다'는 속담은 예나 지금이나 위력을 발휘한다.
자녀를 건전한 소비자로 키우기 위해선 유아기부터 가정 경제교육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한국은행과 유아교육자들이 말하는 '가정경제교육지침'을 통해 가정에서 실천해야 할 유아의 경제생활 습관을 살펴보자.
◇용돈관리
용돈을 지나치게 많이 주거나 자녀가 요구할 때마다 주면 어린이들이 소비욕망을 조절할 수 없게 된다.
저학년은 주 단위로, 고학년의 경우 월 단위로 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계획적인 지출습관을 키울 수 있다.
또 일상적인 가사를 도운 대가로 용돈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불 개기, 청소 등 당연히 해야 할 일에도 금전적인 보상이 따른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성적이 올랐다고 용돈을 주는 태도도 옳지 않다.
공부하는 행위의 결과가 금전적 이득과 연결된다는 건전치 못한 인식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적절한 용돈관리를 위해 용돈 기입장을 통해 꾸준히 학습할 필요가 있다.
부모들이 가계부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간접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저축하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갖도록 해야 한다.
안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저금통을 사용, 돈이 쌓이는 광경을 직접 볼 수 있으면 더 효과적이다.
일정액이 모이면 금융기관에 저축한다.
통장은 부모가 관리하되 가끔 저축액수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보상과 보람을 느끼도록 한다.
저축은 반드시 자기용돈에서 하도록 한다.
금융기관에 갈 때에는 자녀를 데리고 가는 것이 좋다.
창구에서 통장과 도장을 낼 때에는 자녀를 안아 올려서 보여주거나 자녀가 직접 내게 하는 것이 좋다.
자녀이름으로 저금통장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비생활
물건을 아껴 쓰는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어린이들은 대개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물건을 다루기 때문에 집어 던지거나 찢고 망가뜨리기 일쑤이다.
그림책을 찢거나 망가뜨리면 바로 나무라지 말고 좋은 말로 타이르고 테이프로 붙여 주거나 본인이 직접 붙이도록 도와 주어서, 책을 소중하게 다루도록 해야 한다.
또 망가지거나 부서진 것은 자녀가 보는 앞에서 고쳐 주거나 함께 고쳐서 다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 좋다.
아껴쓰기와 함께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참고 기다리는 마음을 갖게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침에 무엇을 달라고 요구할 때에는 저녁까지 기다리게 하는 것이 좋다.
기다리는 동안 어린이들은 생각할 시간을 갖게되고 부모를 설득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돼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의사표시를 하는 능력도 기를 수 있다.
또 어린이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보다 원하는 물건을 사는 경향이 짙다.
물품의 필요성, 구입 가능성, 교육적 가치 등을 신중하게 이야기하고 여러 곳의 가격을 비교한 후 구입하도록 한다.
또 필요한 물건을 살 때는 자신이 힘들게 저금한 돈을 일부 보태게 하고, 나머지를 부모가 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절한 소비습관을 가르치기 위해 생일잔치를 경제활동 경험으로 이용할 수 있다.
생일잔치 예산을 자녀에게 알리고 함께 계획을 세워보자. 제한된 수입에서 욕망을 억제해가며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필요성을 이해시킬 수 있다.
요즘은 자신의 물건을 잃어버리고도 찾지 않는 어린이들이 많다.
평소 물건의 소중함과 절약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자. 유아기 때 이런 버릇을 바로잡지 못하면 성장할수록 더욱 고치기 힘들어진다.
어릴 때부터 자기 물건을 챙기고 아끼는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가 가르쳐야 한다.
한편 맞벌이 부부들 중에는 자녀와 함께 놀아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물질적으로 보상하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자녀의 소비욕구를 점차 높여갈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대화와 만남의 시간을 늘려 가는 것이 물건을 사주거나 외식하는 것보다 낫다.
자녀의 경제교육에 가장 좋은 선생님은 부모다.
그러나 자녀에게 말로 지시하거나 가르치려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습관이 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작은 물건이라도 아끼고 고장난 물건은 고쳐 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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