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규아파트 비싼 분양가 노리고 대형평형 집중

주택업체들이 사업소득 극대화를 노려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대형 평형대 위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택업체들이 전체 아파트 공급량 중 대형평형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은 아파트 분양사업에서 수익금 규모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같은 땅값으로 매입한 부지에 넓은 평형대를 많이 배치할 경우 일반적으로 평형대가 넓어질수록 비싼 평당분양가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사업 소득이 늘어나게 된다는 계산을 바탕에 깔고 있다.

실제로 올 한해동안 주택업체들이 대구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 43개 단지 1만9천981가구 중 85㎡(전용면적 25.7평)짜리는 8천327가구 , 60㎡(18.1평)짜리는 600가구로 집계됐다.

나머지 55.3%는 40~100평형대로 분류됐다.

그만큼 넓은 평형대 아파트가 많이 공급됐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2년에 17개 단지에서 공급된 아파트 1만686가구 중 85㎡이하 짜리가 73%(7천751가구) 였던 것에 비하면 소형평형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주택업체들이 "서민형 주거공간 공급"이란 사회기능적 측면보다는 수익 측면에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주택업체들이 넓은 평형대 위주로 분양사업을 전개하면서 갈수록 미분양물건 중 대형 평형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소형 평형대의 소진율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올 들어 분양된 아파트 단지마다 50평형대 이상 아파트는 상당수의 미분양 물건을 남겨두고 있는데 대구 중구의 한 아파트의 경우 50평, 60평형대의 대다수가 미분양 상태에 있는 가운데 분양 분의자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의 분양시장의 침체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50~80평형대의 경우는 3, 4년 뒤 입주시점에 가서도 팔지못해 악성 미분양물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주택업계 자체 분석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들어 분양 러시를 이룬 주상복합건물의 대형 평형대와 팬트하우스는 더욱더 분양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구 전체적으로 볼 때 올 초 수성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아파트에 50평형대 이상이 1천500여가구나 입주한데다 내년 5월 수성구 범어동 '태왕아너스'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면 대구시내 대형 평형대 수요자들이 사실상 바닥나 올 한해동안 신규 분양한 아파트 중 대형평형들이 주인을 찾지 못해 애먹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장세가 지속되면 주택업체들이 대형 평형대 처리를 못하면서 자금압박을 받는 업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극도로 침체되고 있는 현 장세에서는 수요층이 두터운 소형평대위주로 단지를 꾸며, 초기계약률 제고로 자금회수를 조기화하는 것이 바로 수익규모를 키우는 일"이라면서 "어려운 시장여건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을 나름대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역의 주택공급 불균형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만큼 소형평형대 공급량을 늘리도록 지자체들이 행정지도 등으로 개입, 주택의 평형대별 수급량을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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