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막고 "떡사세요"...운전자들 깜짝 놀라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떡 장사가 돈벌이가 더 됩니다".

교통량이 많은 대구의 신천대로와 동대구로 등지에서 교복 차림으로 운전자들에게 떡을 파는 여고생들이 최근들어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로 자신의 용돈을 마련하는 것은 좋지만 이들때문에 가뜩이나 혼잡한 도로가 더욱 정체되고 이들의 사고 위험도 높다며 적절한 대책을 요구하는 독자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오후 5시쯤 신천대로 수성교 인근. 교복을 입은 4명의 여고생이 둘씩 짝을 지어 신천대로 한가운데의 긴급 차량피난소에 서 있었다.

이들은 상동교 및 침산교 양방향 진행차량들이 신호를 받기위해 멈추거나 정체된 모습만 보이면 차량 앞으로 쪼르르 달려가 창문을 두드리고 손에 쥔 3천원짜리 포장떡을 팔았다.

10대 중 한대 꼴로 살까 말까 한데도 여학생들은 열심히 움직였다.

이들 가운데 두 여학생에게 기자가 다가가자 거리낌없이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설명했다.

명미(17.여.가명)라는 학생은 "별다른 동기는 없고 다만 용돈 마련을 위해 하는데 오늘이 두번째"라며 "편의점, 패스트푸드점에서 하는 아르바이트보다 단시간에 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혜리(17.여.가명)라는 학생은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정보를 교환해 이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오늘이 5번째하는 날인데 많게는 하루에 5만원까지 번 적이 있다"고 했다.

이들은 떡을 공급하는 유통회사에 일당을 받고 고용된뒤 회사측 차량을 타고 판매 지역에 배치되며 판매수입의 절반을 수당으로 받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여학생들이 떡을 들고 나오면서 사고 위험을 높게하고 차량 정체를 더욱 부추긴다는 점.

희망교와 동신교, 이현 IC와 두산오거리 등 10여 군데가 넘는 교차로마다 좁은 차로 사이를 오가는데다 떡 판매시 진행 신호가 떨어져도 돈 주고받기가 끝날 동안에는 뒷차들이 꼼짝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운전자 이모(35)씨는 "해가 어둑해지는 오후 6시쯤 이들이 차앞에 불쑥 나타나 깜짝 놀란 적도 있다"며 "신호가 떨어질때 마다 여고생들이 다가와 창문을 두드리며 떡 판매를 호소해 짜증이 날때도 많다"고 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사고 위험이 많아 순찰차가 눈에 띄는 대로 이들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잠시 뒤면 다시 나타나 떡을 팔고 있다"며 "요즘들어서는 이들이 나타나는 지역이 점차 늘고 있어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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