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하는 오후

걸을 때마다 반짝이는 불빛

아기 신발에 꽃등 달았네

신기한 요술 신발인가 봐

뛰어가면 동그라미 그리고

술래잡기하며 같이 숨는다

"날 잡아봐라" 달아나는

아가 신발 보면

꼭꼭 숨어도 움직일 때마다

불빛이 반짝반짝

술래에게 들켜버리겠네.

-김황희 '반짝이는 신발'

요즈음 새로운 신발이 자꾸 나온다 "삐익 삑" 하는 소리가 나는 신발이 나오더니 이제는 그것도 구형이 되어버렸고 걸을 때마다 반짝이는 신발이 나오더니 어느새 바퀴가 달린 신발까지 나왔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날개가 달려 날아갈 수 있는 신발까지 나오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 시는 아이들이 노는 것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시인의 모습이 잘 나타나있다.

그 신발의 반짝임 때문에 금방 들켜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보이는 것 같다.

자랑스러운 것이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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