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物價, 총선 이후가 더 걱정이다

쪼그라든 살림살이에다 물가마저 들먹여 이래저래 서민들은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물가 상승은 경제 성장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정상인데 최근 한국경제는 저(低)성장-고(高)물가의 악순환 징후를 보이고있어 특단의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달에 비해 0.6%, 지난해 1월에 비해서는 3.4%나 올랐다고 발표했다.

특히 식료품을 비롯한 150여 필수품의 가격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상승폭이 더욱 커 이미 서민들의 물가 체감지수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오는 3월부터 고속도로 통행료가 4.5% 인상되는 데다 철도 요금도 지난해 12월 평균 8.0%나 뛰었다.

항공 요금은 국내선의 경우 편도기준으로 1천500원 인상됐으며 대도시 지하철 요금과 버스요금 인상은 기정 사실화됐다.

새학기 대학 등록금도 8~9% 인상될 예정이다.

치솟는 기름 값은 거의 월례 행사다.

공공요금이 이런 형편이니 생활물가는 불문가지다.

물론 최근 물가 상승의 주범은 국제 유가 급등이지만 문제는 지난해 태풍 매미와 설 대목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요인이 그대로 존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유별난' 총선을 치러야 할 입장이라 물가 상승 기대 심리는 거의 한계에 도달해있다.

정치판에 경제가 또 한번 몸살을 앓는 비극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물가가 이렇게 불안한데도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예산 집행을 앞당기는 등 팽창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니 총선 이후가 더 걱정이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하반기에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벌써부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벌써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선진국 병을 앓고 있는 한국경제, 이제 물가마저 불안하면 내수(內需) 위주 정책은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고 물가 상태에서 어떻게 5%대 성장을 할 것인지 의문이 앞선다.

그러나 여야가 한목소리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선언한 만큼 정치에 경제가 희생돼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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