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혈병 무섭지 않아요"-투병 초교 6년 강재남양

"투병이 힘들지만 부모님을 생각해서 꼭 나을 거예요".

한창 미래를 꿈꾸며 티없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나이인 강재남(13.대구 효신초등학교 6년)양은 지난해 10월 온몸에 멍이 들고 고열이 나는 등 갑자기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림프구내 암세포 증식에 의해 정상 혈구가 감소되고 폐.간 등 장기에 파고듦으로써 장기손상을 가져와 치료받지 않을 경우 수주 또는 수개월 안에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

곧바로 파티마 병원에 입원한 재남양은 하루종일 무균실 침대에서 누워지내며 1주일에 두 차례씩 척수주사를 맞고 항암치료를 받는 등 눈물겨운 사투를 시작했다.

입원 한달만에 견디기 힘든 항암치료와 합병증으로 인해 몸무게는 10kg 넘게 빠졌고 온몸에 퍼진 염증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매일 아침 듬성듬성 빠져버린 머리카락, 병세가 완연한 낯선 자신을 바라보는 일 역시 암 세포만큼이나 무서웠다.

재남양의 몸은 그동안 1.2차 항암치료로 지칠 대로 지친 상태. 지난달에도 갑자기 백혈구 수치가 낮아져 병원측에서 항암치료를 포기할 정도.

재남양을 돌보는 파티마병원 의료진은 "폐렴.황달 등 항암치료를 통해 생길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부작용들이 나타나 현재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백혈구 수치가 증가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재남이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졸업을 1년 앞두고 중학교에 진학할 수 없는 것. 이제 6학년이라 학교측 배려로 초등학교 졸업은 할 수 있지만 현재 몸 상태라면 중학교 입학은 불가능하기 때문.

전쟁과도 같은 투병생활을 하는 막내딸을 지켜보는 아버지 강병규(44)씨와 어머니 현영숙(41)씨의 눈에서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강씨는 "창백한 얼굴에 까만 눈동자를 깜빡거리는 재남이의 눈을 들여다 보면 '제발 좀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플 따름이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더욱이 기초생활 보호대상자로 매달 정부로부터 지급받는 20만원이 가계수입의 전부인 이들로서는 치료비 역시 큰 부담이다.

강씨는 "지금까지 치료에 들어간 돈만 1천 500만원이나 됐다"며 "앞으로 3년이상 치료를 받아야 하고 1억원 가까이 되는 치료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눈물을 훔쳤다.

수술만이라도 제대로 받도록 해주고 싶은 게 유일한 바람인 이들 부부에겐 하루하루가 절박한 나날이다.

이런 부모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재남양은 "끔찍한 병마와 싸워 이기게 되면 부모님께 효도하는 착한 어린이가 되겠다"며 "언젠가는 낫게 해달라는 내 기도가 이뤄질 것"이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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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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