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4층 인문과학 열람실에 가면 벽에 걸려 있는 코스모스 꽃밭 그림을 볼 수 있다.
전지 2장을 붙여 놓은 만큼의 큰 화폭에 소나무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들한들한 코스모스가 가득 그려져 있어서 그 그림 보기를 참 좋아했다.
길가에 한 둘만 피어있어도 눈길이 가는 꽃인데 이렇게 한밭 가득 피어 있는 것을 보면 그림이라도 여간 반갑지가 않다.
그림이 좋아 책 읽다 말고 한참을 보고 있을 때가 종종 있었다.
사실 그 그림에는 중앙을 약간 비켜선 아래쪽에 흰자갈이 겹 깔린 것 같기도 하고 버려진 채 굳은 콘크리트 범벅 같기도 한 부분이 꽤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땅이다.
그 흉한 자리 때문에 꽃밭 한편이 움푹 꺼져 보여 저 부분도 코스모스로 다 채워졌으면 훨씬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볼수록 돌밭에 관심이 갔다.
그것은 신경을 많이 쓴 사람의 원형탈모증 흉터 같기도 하고 마음의 상처나 아픈 추억 같기도 하다.
때문에 그림은 보는 사람과 대화가 된다.
비로소 그 그림이 왜 아름다운지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도 숨겨둔 상처나 아픈 기억 때문에 자신만의 개성과 인격을 형성한다.
그래서 사람은 각각이 다 다르고 아름다울 수 있다.
생텍쥐페리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사람마다 마음 속에는 저마다의 돌밭이 있다.
고통과 상처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나에게 준 긍정적인 영향을 한번 찾아 볼 일이다.
상처는 자신의 성격, 삶, 인간관계, 그리고 업적 등에 영향을 주었고 때론 그 덕분에 해낸 일도 있다.
원망하기보다는 인정하고 끌어안는다면 어떨까.
빽빽하게 코스모스가 들어찬 꽃밭 그림보다는, 하늘 아래 하얗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돌밭이 있는 그 그림이 보는 나로 하여금 사색도 하고, 숙연해지게 하며, 그래서 여유를 갖게 한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고통들을 사랑하면서 말이다.
정금교(대구 만남의 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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