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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함께 하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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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측백나무 울타리에서

짐승의 눈처럼 반짝인다.

귓속에 길을 내는 물소리

아직은 돌아갈 때가 되지 않았다고,

함께 바다로 떨어지자고

할딱이며 발목을 움켜쥐던 물안개.

멈춰진 시간이 휘날리는 자리.

미끄덩거리는 기억사이로

허공을 세운 물기둥이 수직으로

불타고 있었다.

-김세현 '정방폭포' 부분

얼마전 제주도를 갔었다.

바다와 눈발, 바람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간 제주도는 몇 번을 가도 아름다웠다.

날씨가 흐리고, 비와 눈이 왔지만 그건 또 오히려 그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었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모두, 마음속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아무리 좋은 경치라도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사람과 함께라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또 늘상 보던 풍경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마음속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는 말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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