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러운 장애인들 "주차할 데도 없어"

◈최소 설치기준 2%만 지켜

각종 문화공연 시설이 잇따라 들어서지만 대중교통 이용촉진을 위해 주차장 면수가 크게 줄면서 장애인 주차장까지 덩달아 축소된데다 이용마저 어려워 장애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올 10월 개관예정으로 공사중인 중구 봉산동 봉산문화회관의 경우 객석규모가 499석이지만 전체 주차장은 32면으로 이중 장애인 주차면수는 지하1층 주차장의 1면이 전부다.

지난해 8월 개관한 북구 칠성동 대구오페라하우스도 1천508석 규모에 장애인 주차면수는 지하1, 2층 주차장 133면 가운데 3면(2.2%)에 불과하고 오는 5월 개관 예정인 동구 효목1동 문화체육회관 역시 1천165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고 있지만 건물밖 주차장 177면 중 장애인 전용주차면수는 6면(3.3%)이 고작이다.

이처럼 각종 공연시설에 장애인 주차장이 크게 부족한 것은 해당 기관들이 장애인 주자장 최소 설치 의무기준인 2%만을 지키고 있기 때문.

'사랑의 샘터' 후원회장인 이경철씨는 "대중교통 이용이 힘든 장애인들은 봉사원들의 도움을 받아 승용차에 휠체어를 실고 공연장에 가야 하는데 여러명이 함께 갈 때는 주차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빈 공간이 있을 때는 일반 주차공간을 이용하나 인기있는 공연 때는 장애인 주차장마저 차 버려 근처에 주차하고 공연장까지 휠체어로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연장 실무관리자들도 장애인 주차장 부족의 문제를 인정하고 있다.

중구청 윤형구 건축주택과장은 "봉산문화회관 경우 지하1층 일반주차장 옆 창고나 기계실 자리를 장애인 전용주차장으로 만들어 1면정도 추가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남석모 공연기획과장도 "장애인 주차면수 2%이상이란 법적기준에 얽매이기보다 실질적인 의미에서 장애인 주차면수를 5∼10%까지 늘리고 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공연장을 찾고 문화적 혜택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