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자재 파동 10년이상 지속…"장기대책 필요"

정부의 원자재 수급대책에 대한 지역 산업계의 우려는 대책이 단기 처방에 그친다는 것이다. 중국발 원자재 파동은 적어도 10년 이상 계속되리라는 것이 일반적 시각. 톈진, 칭다오, 샤오싱, 장가항 등 중국 시가지 정경을 한번이라도 둘러보면 이같은 '중국 10년 개발과 그에 따른 원자재난'을 피부 깊숙이 체감할 수 있다.

중국 10번째 도시 칭다오. 이곳은 도시 전역이 부동산 열풍에 휩싸여 있다. 주거인구가 그다지 많지 않은 공단 외곽에도 수백에서 수천채의 아파트 공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현지 안내인에 따르면 분양이 끝난 아파트라도 사람이 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조건 짓고 보는 것이 중국 부동산의 가장 큰 특징이다.

톈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 시장이 바뀐 톈진시는 시가지를 둘러싸는 순환도로 전체에 아파트를 짓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전통적인 공업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도시환경을 만든다는게 톈진시의 개발전략이다.

끊임없는 아파트 공사를 위해 시멘트, 철근 등 각종 원자재를 마구 빨아들일 수밖에 없는게 바로 중국의 모습이다. 중국에서 만난 한국 기업인들은 적어도 북경 올림픽 이후 2010년 세계무역박람회까지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리라 예상했다.

샤오싱시 빈해공업개발구. 10㎢의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 이곳엔 홍콩, 싱가포르 화교자본이 투입돼 코오롱, 효성 등 국내 화섬 대기업의 10배를 웃도는 원사생산업체가 적어도 20개 이상 입주한다. TPA, EG, 카프로락탐 등 국제 화섬 원료가 인상은 이같은 폭발적 생산설비 증설에 기인한다.

포스코의 대중국 투자 중심지인 장가항에도 철강 생산설비 증설이 한창이다. 포스코의 현지 파트너로 중국 10위권 철강업체인 사강그룹만 해도 5위 진입을 목표로 설비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한해 중국의 철강, 섬유 투자증가율은 각각 104%와 74%에 이른다.

현지 한국 기업인들은 "중국 철강그룹과의 현지 합작생산에 들어간 일본기업 사례에서 보듯 우리 또한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정부 차원에서 중국과의 민.관 자원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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