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후폭풍에 몸살을 앓고 있는 야권이 비판여론을 희석시킬 묘책으로 적대적인 언론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방송3사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해 주지 않고 편파.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14일에는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가 직접 나서 KBS와 MBC를 방문하고 항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조 대표와 유용태(劉容泰)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14일 "방송 3사가 왜곡편파보도를 하고 있다"고 항의한 뒤 미리 준비한 공정보도 협조서한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난달 방송기자클럽 회견 생방송에 대한 반론보도청구요청 서한을 낭독했다.
MBC를 방문해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이번 탄핵사태에 대해 방송이 헌정중단, 국정혼란 등으로 불공정보도를 하는데 대해 유감"이라며 "향후 공정보도와 함께 국민을 안심시키고 사회를 진정시키는 쪽으로 방송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방송사의 차가운 접대에 실망해야만 했다. KBS를 방문한 조 대표 일행은 보도 책임자 면담을 요구했으나 KBS측은 "방송의 편집권과 언론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보도국장 면담을 거부, 당직 총책임으로 본부장급인 김영준 인력관리센터장이 조 대표를 대신 만났다. 조 대표는 보도국장을 만날 수 없게 되자 "공정보도를 촉구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기 위해 온 것인데 국영방송이 이럴 수 있느냐"고 항의했고 이에 KBS의 한 직원이 "우리가 왜 국영방송이냐"고 반박하는 등 한동안 소란이 일기도 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조 대표의 공격의 강도는 거세지고 있다. 15일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방송사들의 푸대접을 강하게 비난, 방송3사 재방문계획을 지시하는 한편 불공정 보도 등을 문제삼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취소되긴 했으나 한나라당도 당초 14일 당3역이 공중파 3사를 항의 방문해 "불안 심리를 조장하고 국정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보도를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방송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계획이었다.
한편 야당의 이같은 편파 방송 주장은 탄핵안 처리 후 지지율 급변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탄핵 이후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30%대를 넘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40%까지 돌파한 데 반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하락하는 데 따른 초조함이 반영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전반적 의견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민주당 조순형대표가 1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방송의 편파보도를 비판하고 있다.(연합뉴스)
--관련기사--==>최병렬 KBS.MBC 항의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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