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피플-책임테크툴(주) 최영수 대표

국내 최대의 공구유통업체인 책임TECTOOL㈜ 최영수(56.사진) 대표. 그는 공구업계는 물론 대구지역 상공인들 사이에서도 조선시대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에 종종 비유된다.

다른 사람이 아무도 하지 않던 일을 가장 먼저 해왔기 때문.

최 대표는 최근 국내 공구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공구'에 바코드를 붙이는 방법을 도입, '김정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제품에 바코드를 붙이는 것이 뭐 대단하냐는 얘기도 있을 수 있지만 공구제작업체가 바코드를 전혀 모르는 영세업체인 것을 감안하면 최 대표의 이번 시도는 대단한 결단.

"'바코드 붙이는거나 안붙이는 거나 뭐 차이있냐'며 그냥 하자는 말도 많았고, '그거 할려고 무슨 수억원이나 쓰냐'는 내부 비판도 있었지만 밀어붙이기로 했습니다.

다음달부터 모든 제품에 바코드가 부착됩니다.

이제 대충 장사하던 시대는 지나갔고 과학적인 기법을 동원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공구에 바코드가 부착됨으로써 실시간으로 재고파악이 가능하고 제품 출하량이 파악된다.

재고조사하는 인력이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제품도 주문한 숫자만큼 정확하게 출고된다.

그는 바코드 도입 준비를 자신이 주도했다.

지난달엔 '공구유통업 바코드 적용'에 관한 논문을 서울대에서 내기도 했다.

최 대표는 '길을 만들어 미래를 개척한다'는 좌우명을 갖고 있다.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을 걸어가는 것을 인생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그래서 그는 국내 공구업계 최초로 공구 표준 가격표를 만들었고 국내 공구업계 처음으로 카탈로그를 만들었다.

모르는 이가 보면 평가절하하기 쉽지만 그가 취급하는 공구 품목 숫자만 4만7천여개에 이르는 점을 생각하면 표준 가격표 만드는 것이나 카탈로그 만드는 것 모두 '대동여지도' 제작만큼이나 어려운 작업이었다.

최 대표는 카탈로그 첫 판을 만드는데 10년 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공로를 외부에서도 인정받아 정부가 선정하는 신지식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최 대표의 악착같은 열의덕분에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966억원(당기순이익 30억원)을 기록, 전국 5천여개 공구유통업체에서 매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시장이 더 크지만 본사는 대구를 고집합니다.

대구 중심 중구에 본사가 있는데 이미 책임TECTOOL㈜ 타운을 형성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습니다.

바코드 도입을 계기로 첨단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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