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역사의 뿌리가 개발과 무관심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동물원, 연못 등 공원조성으로 '달성(達城)'의 원형이 훼손되고, 빌라 신축 등 재개발을 통해 달성고분군이 마구 파헤쳐지고 있다.
대구시민들은 역사의 뿌리를 곁에 두고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지방자치단체나 학계는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보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10년이나 20년 뒤에는 고분군의 실체가, 아니 대구의 뿌리가 영영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지자체와 학계, 문화계가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가칭 '달구벌 역사유적지 조성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꾸려 장기적인 마스트 플랜을 짜야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다.
윤용진 경북도문화재연구원장은 "고대부터 대구분지의 정치적 통합을 주도한 세력은 비산동 내당동 평리동 일대 고분군을 근거로 한 집단"이라며 "달성고분군에 대한 보존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명 바로잡기운동' 다행
▨뿌리 찾기
일제의 공원조성에서 비롯된 달성공원의 이름을 사적 제62호 '달성(達城)'으로 되찾아야 한다는 것. 달성공원은 달구벌의 정치적 통합을 이뤄낸 세력의 근거지로서 달성 또는 달성토성으로 개명해야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올해 달구벌얼찾기모임(대표 이정웅)이 달성공원을 달성으로 바꿔 부르는 '지명 바로잡기 운동'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또 일제시대의 '달서고분군', 학계 일부에서 나온 '내당.비산동 고분군'이란 명칭도 달성의 축조세력 또는 달성을 근거로 활동한 지배층의 무덤에 걸맞게 '달성고분군'으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동물원 이전사업 서둘러야
▨원형 복원
달성과 달성고분군의 원형을 복원하고, 정비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달성 안에는 고대 우물터(集水井), 군사훈련장, 주거지, 유물 등이 산재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달구벌 역사의 근거를 규명할 수 있는 주요 자료인 셈이다.
그러나 연못을 조성하고, 동물의 주거나 활동 공간을 마련하면서 원형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원형 복원을 위해서는 동물원 이전사업을 서둘러야 한다.
대구시는 지난 97년 달성공원 동물원을 수성구 고산동 대구대공원으로 옮긴다는 방침을 정해놓고도 예산확보 및 운영주체 선정난 등을 이유로 7년 동안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달성고분군이 분포하고 있는 서구 비산4동, 내당 2.3동 일대도 빌라 등 신축건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으나 사전 지표조사도 벌이지 않는 등 해당 지자체가 유적지 훼손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표조사와 발굴을 통해 사라지고 있는 달구벌 역사의 흔적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근 부지매입 방안 마련을
▨유적지 조성
달성과 달성고분군 일대를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대구시가 학계, 문화계, 시민 의견을 반영해 유적지 조성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마련해야 한다.
학계는 △대구 문화유적 분포지도 작성 △달구벌(또는 달성)역사박물관 개설 △고분공원 조성 등 사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가 달성고분군 일대에 대한 무차별적 개발을 막고, 장기적으로 부지를 매입하는 등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
부산시가 지난 69년부터 98년까지 30년간 10차례의 조사를 통해 유적지를 발굴하고, 10년간에 걸쳐 고분군 일대 부지를 매입한 뒤 '복천박물관'과 '고분공원'을 조성한 사례는 시사하는 점이 크다.
또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과 대가야박물관, 경남 함안군 도항.말산리 고분군과 함안박물관, 합천군 옥전고분군과 합천박물관 등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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