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도 품종 다양화로 FTA 넘자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에 대응하려면 포도 재배품종을 다양화하고, 이를 위해 대체묘목구입비 지원 등 품종대체시 수확 중단에 따른 보조금 지급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도 생산량 전국 1위인 김천의 경우 재배면적 2천600여ha(농가 5천500여 가구)중 88% 정도가 캠벨이고, 나머지 12%는 거봉 등 다른 품종이다.

이처럼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람에 포도 출하시기가 1, 2개월로 한정돼 소비지 납품거래 유지 및 신규 확보 등에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최근 상당수 농민들은 FTA에 경쟁할 수 있는 품종 교체를 원하지만 묘목 구입비 부담과 품종교체시 2, 3년간 수확이 안되는 어려움 때문에 선뜻 품종교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김천시가 지난달 농민들로부터 접목묘 구입 신청을 받은 결과 품종은 대부분 거봉을 원했고 신청량은 배정량 2만주의 3배인 6만주에 달했다.

때문에 농민들은 신청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접목묘를 지원받게 됐다.

현재 시는 주당 6천여원인 접목묘 구입시 도비 및 시비로 50%를 지원한다.

대항면 대룡리에서 시설포도 3천평을 짓는 이진기(44)씨는 "고품질 포도생산을 위해 품종을 다양화할 필요성이 있지만 묘목 구입비가 많이 들어가 쉽게 마음먹기 힘들다"며 "현재 농가당 연간 10~20포기 정도에 불과한 묘목구입 보조금 등 각종 지원책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도 2천평을 짓는 강철기(50.봉산면 예지2리) 영농회장은 "재배 중인 캠벨을 경쟁력 높은 거봉으로 바꿀 계획이지만 묘목값 부담과 2, 3년간 소출이 없는 점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했다.

봉산면 인의2리 조세현(48) 영농회장은 "포도 생산량보다 질이 중요해진 만큼 품종 대체를 비롯, 친환경농법 등에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각종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했으며, 김종일(63) 김천포도회 회장은 "발빠른 농민들은 고품질쪽으로 품종 전환을 하는 만큼 정부가 나서준다면 경쟁력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농협 김천시지부 이성우 차장은 "포도가 첫 생산되는 6월부터 끝물인 10월까지 여러 종류의 포도를 생산해야 소비시장 확보 및 확장이 쉽지만 캠벨이 주종을 이루는 김천의 경우는 이런 다양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창기 농업기술센터 지도기획담당은 "품종교체시 당장 소출이 없어지기 때문에 상당수 농민들이 교체를 꺼려 한해 품종교체는 25ha 정도로 전체면적의 1%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품종교체를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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