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로컬방송 "하란 말이야 하지마란 말이야"

로컬 방송의 편성을 둘러싼 지역민들의 엇갈린 요구에 지역 방송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22일 KBS 해피 FM '태진아의 쇼쇼쇼'(11시 5분) 방송 도중 태진아씨는 이달 26일 봄 개편에 따라 이 프로그램이 전국 방송된다고 말했다.

'태진아...'는 주로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수도권과 일부 지역에서만 방송되는 인기 프로그램. 대구에서는 같은 시간대에 지역 방송인 '김영숙의 가요앨범'이 전파를 타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청취자들은 지역의 서민들을 위한 방송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해온 '김영숙의…'이 본사 측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폐지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네티즌 배소선씨는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에서 보내는 방송을 듣고 싶어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는 글을 KBS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렸다.

KBS 대구 관계자는 "오는 26일 봄 개편에 이 프로그램이 포함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청취율이 저조했던 시간대임에도 지역민들에게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그대로 유지해 줄 것을 본사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구 MBC의 경우 반대의 현상을 겪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에 방송되는 로컬 프로그램 '시네마 월드'를 두고 같은 시간대에 전파를 타는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하우스'를 방송해 달라는 네티즌들의 항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 최근 정준하의 '노브레인 서바이버'와 조혜련의 '골룸이 간다'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이 같은 시청자들의 요구가 더욱 거세졌다.

대구MBC 관계자는 "전국적 프로그램을 일일이 피하면서 로컬 편성 비율과 외주제작프로그램 편성 비율까지 맞추기는 힘들다"면서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사정을 설명해도 욕설에 가까운 댓글이 넘쳐나 현재로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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