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칭다오 한국영사관 탈북자 외면

탈북자 4명...中경비원이 공안에 넘겨

"탈북자이니 도와달라고 한국영사관 직원에게 다급하게 요청하는 목소리를 저희도 휴대전화를 통해 다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탈북자인 것을 몰랐다고 말하는데 납득하기 힘듭니다".

19일 북한을 탈출한 현역 군인 김모(26.상사)씨 일가족 4명이 중국 칭다오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했다가 중국인 경비원들에 의해 중국 공안에 넘겨진 데 대해 김씨의 아버지 김운봉(50.대구 달서구)씨는 "영사관의 무성의때문에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입국, 대구의 한 아파트에 정착한 김씨는 20일 "이들이 영사관에 들어간 뒤 몸싸움을 벌이다 15분쯤 후 중국공안에 체포됐으며 여자친척은 일반인 틈새에 있다가 다시 15분쯤 뒤 끌려나갔다"며 "혼자 남아있던 여자친척이 휴대전화로 계속 통화하면서 한국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여자친척과의 통화가 끊어진 뒤 다시 전화를 하니 중국공안이 휴대전화를 대신 받아 더 이상 대화할 수 없었다"며 "체포된 4명은 당초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달리 여동생(48), 아들(26), 큰딸(23)과 여자 친척(19)"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들이 들어갔던 민원실 천장에는 CCTV가 4대나 달려있어 직원들이 못봤을 리 없다"며 "중국 공안이 들어올 수 없는 민원실까지 들어갔는데 어떻게 다시 끌려나갈 수 있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 양강도 출신인 김씨는 지난 99년 군 복무 중인 아들은 제외하고 큰딸, 작은딸과 중국으로 건너가 함께 한국에 오려다 큰딸은 중국 현지에서 길이 어긋나 못오고 작은딸과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

한편 외교부는 한국어를 못하는 중국 경비요원이 이날 오전 9시경 건물 6층 영사부로 진입한 4명에게 신원확인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아 이들을 중국 공안당국에 넘겼으며, 이들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중국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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