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살 맞은 장이순 할머니 "해피 버스데이"

선산 '더불어會' 백살 잔치 열어

사고무친(四顧無親)한 장이순(張二順.100.구미시 선산읍 원2리.사진) 할머니는 지난 17일 아침 아주 특별한 백살 생일상을 받았다.

이날 선산읍에서 7년째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펴오고 있는 '더불어회(會)' 회원들이 우루루 몰려와 생일 전날 하루내내 지지고 볶은 음식으로 푸짐하게 차린 백살잔치를 열어줬기 때문.

장 할머니는 이제 자꾸만 흐릿해져가는 기억 때문에 자신의 생일날도 깜박하는 일이 허다한데 일부러 백살을 챙겨주기 위해 찾아 온 봉사회 회원들을 보자 그들의 손을 잡고는 "고맙다 고맙데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1904년생인 장 할머니는 구미시 선산읍 원2리에서 출생, 지금까지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홀몸노인으로 쓸쓸한 노년을 맞고 있다.

이날 머리를 곱게 빚고, 생일선물로 받은 분홍색 스웨터를 단정히 차려 입은 장 할머니에게 봉사회 회원들은 "아직까지 정정해 백살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귀에 대고 큰 소리로 말하자 "이젠 아니야"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안종은 선산읍장은 "청력이 떨어지진 했지만 아직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태"라며 할머니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6쌍의 부부회원들로 구성된 '더불어회'는 '함께하는 세상만들기'를 회훈(會訓)으로 삼고 장 할머니 외 지역의 홀몸노인들을 부부가 1주일에 한번꼴로 번갈아 가며 빨래.목욕.이발.반찬 해주기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더불어회 강호철(姜鎬喆) 회장은 "이웃의 홀몸노인들에게 밥 한끼 대접하는 것은 자랑할만큼 대단한 일이 아니다"며 "일가친척 없이 평생을 외롭게 살아온 할머니가 이웃의 따뜻함을 느끼며 행복한 여생을 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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