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일장에 10만원권 수표'-농촌물가도 만만찮네

어른 주먹만한 감자 하나가 1천~1천200여원. 찬거리를 장만하려고 3개(620g)만 사도 3천600원이나 한다.

감자 값이 일년새 3, 4배로 뛰는 등 식료품 값이 크게 오르자 주부들이 장보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청송읍 5일장이 열린 19일. 주부 윤명숙(47.청송읍)씨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명절 때나 구경하던 10만원권 수표를 요즘에는 동네 슈퍼마켓이나 재래시장에서조차 쉽사리 꺼낸다"고 했다.

시장 갈 때마다 계산기를 함께 가지고 다닌다는 윤씨는 "재래시장에서 이것저것 사다보면 어느 새 10만원이 훌쩍 넘어서 물건을 고르기 전 계산부터 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했다.

청송군내 5일 장터를 돌아다니면서 식료품을 판매하는 박춘배(45.청송읍)씨는 "안동 농산물 공판장에서 감자 20kg짜리 한 상자의 경락 가격은 평균 4만6천300원으로 일년 전의 1만4천130원에 비해 3.4배가 치솟았다"며 "감자가 아니라 '금(金)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주부들 사이에는 감자도 부담스러운 고급 찬거리가 됐다.

영양지역 재래시장에서는 고춧가루 250g에 2천100원에서 3천450원으로 작년보다 1천350원이 올랐고, 양파 1kg은 1천원에서 2천200원으로, 생표고 4kg짜리 한 상자는 2만2천원에서 2만4천800원으로 올랐다.

시금치도 4kg짜리 한 상자에 3천300원에서 4천300원으로 29%, 풋고추 10kg은 2만원에서 2만4천원으로 치솟았다.

청송산지 사과 값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후지사과 15kg짜리 40과 한 상자는 일년 전 2만5천원에서 6만5천원, 50과는 2만원에서 5만3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결혼 3년차인 주부 김경숙(26)씨는 "건강식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유기농 채소로 매일 균형잡힌 식단을 짜고 싶지만 그러다가는 생활비를 다 탕진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지난달 통계청 식료품 물가지수는 지난해 3월에 비해 5.8%가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3.1%를 크게 웃돌면서 서민층의 살림살이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송.영양.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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