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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서리피해 애타는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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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하늘이 짓지 어디 사람이 짓습니까".

28일 오전10시 안동시 길안면 배방리 도로변 사과밭에서 만난 조건호(50)씨는 연신 사과꽃을 어루만지면서 두 눈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했다.

26~27일 이틀 동안 많은 비가 내렸던 안동지방의 경우 28일 새벽에는 예안면이 영하1.2℃ 등 평균 1℃까지 떨어졌고 이달 초 이미 한차례 서리가 내려 꽃은 변색되고 제대로 된 수정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씨는 "이번 서리로 노란 사과꽃이 모두 지금 자신의 가슴마냥 까맣게 썩어가고 있다"며 장탄식했다.

길안지역 농민들은 "지난해도 비슷한 기간에 서리 피해를 입어 사과농사를 망쳤는데 올해도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하늘을 원망했다.

이로 인해 28일 하룻동안 길안농협에는 227건 183ha의 사과 서리피해가 농민들로부터 접수됐고 다른 농협에도 10~20건씩의 피해신고가 속속 들어왔다.

농협중앙회와 산하 농작물재해보험사업단, 농협경북지역본부에서도 29일부터 현지를 방문해 피해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길안농협 정영숙 공제과장은 "사과재배 농민들이 매년 서리, 수해 등으로 피해가 반복되자 올해는 235농가에서 재해공제보험에 가입했는데 이들 농가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안동시는 이날 서리피해 조사결과 사과 889ha를 비롯해 담배 60ha,고추 49ha, 고구마 20ha, 복숭아 12ha, 약초 9ha, 감자 8ha 등 1천51.20ha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의성지방의 경우도 27일 밤 늦게까지 내린 비가 밤사이 사과잎과 꽃에 얼어붙으면서 피해가 발생해 과수 농가들은 큰 실의에 빠져있다.

옥산면 능금새마을금고 김치수 이사장은 "농민들이 밤사이 피해를 우려해 과수원 곳곳에 불을 피우고 스프링클러 가동 등 온갖 노력을 쏟았으나 허사였다"고 했다.

의성지역에는 사곡 춘산 점곡면 등 650농가에서 800여ha의 사과밭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군내도 사과120ha, 고추100ha, 잎담배.배추100ha 등 320ha가 피해를 입었고 청송군에서도 사과 513ha가 서리 피해를 입었다.

김길홍(49.영양군 석보면)씨는 "고추밭 2천평에 심은 고추 묘가 서리피해를 입어 다시 250만원을 주고 고추묘목을 구입해 심을 계획"이라고 했다.

안동.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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