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문학의 대표적 작가 중 한 사람인 쭈즈칭(朱自淸)의 '뒷모습(背影)'은 자식사랑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가슴 저릿한 정이 흐르는 동양적 부정(父情)을 그린 작품이다.
조모 초상 후 베이징으로 돌아가는 기차역에 자식 전송을 위해 나온 아버지는 기차가 곧 출발하려는 데도 귤을 사주려고 뚱뚱한 몸을 기우뚱거리며 철길 건너 행상에게로 걸어간다.
난간을 기어오르려 비비적거리다 휘청거리기도 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작가는 애틋한 부정을 느낀다.
아버지의 '뒷모습'에 앵글을 맞춘 이 작품은 어느새 늙으신 아버지의 질그릇같은 자식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려내 읽는 이의 눈시울을 시큰하게 만든다.
생각해보면 부모는 우리와 세상과의 통로였다.
또한 인생길 내내 우리 마음에 등불을 켜주는 특별한 존재이다.
세파에 지친 마음을 포근한 손길로 어루만져주는…그러기에 이 세상 모든 자식에게 부모는 영원한 그리움의 대상이다.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이 구절만 나와도 사람들은 벌써 눈앞이 흐려진다.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누구에게나 순수영역으로 남아있다.
하긴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모들도 더러 있다.
"정말 부모가 맞나?"싶을 만큼 괴상망칙한, 분노마저 불러일으키게 하는 부모들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학대받는 아동의 보호.치료와 예방을 위해 전국 20개 아동학대예방센터 외에 13개소를 더 설치한다는 뉴스도 문제부모가 그만큼 많아짐을 말해주고 있어 안타깝다.
하지만 '부모'라는 존재가 시공을 초월해 여전히 사랑과 그리움의 대상인 것 만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다시 5월. 살아계신 부모는 해가 다르게 쇠잔해지는 모습이 가슴아프고, 돌아가신 부모는 다시 볼 수 없는 무정함 때문에 가슴 한모퉁이가 아릿해지는 달이다.
안동에서 사는 동화작가 권정생씨가 타계한 어머니를 그리며 쓴 시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은 자식들을 위해 못 먹고 못 입었던 지난 날 어머니들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져 있다.
"…배 고프시던 어머니/ 추우셨던 어머니/고되게 일만 하신 어머니/ …아침이면 무슨 밥 잡수실까/거기서는 보리밥에 산나물 잡수실까/ 거기서도 밥이 모자라/ 어머니는 아주 조금밖에 못 잡수실까…어머니는 거기서도 팔이 여위셨을까/ 물동이 내리실 때 부들부들 떨지 않으실까…"
뒷모습만큼 솔직한 모습도 없다고 한다.
부모님의 '뒷모습'을 살펴보는 자식들이 이 5월에 많아지기를….
편집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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