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스코리아 지망 200여명 피해 '충격'

경찰에 구속된 치과 의사 서씨(45)는 평소 '미스코리아 치과 원장'으로 유명세를 타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01년부터 그가 치아관리를 해온 7명의 여성이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그중 4명이 입상한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 실제 서씨 병원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미스코리아 배출 치과'라는 광고 문구가 등장할 정도다.

서씨가 받고 있는 혐의는 미스코리아 예비 후보 7명을 6개월 가량 성폭행한 혐의. 그러나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피해자를 설득해 진술서를 받은 이가 7명뿐인 탓이다.

경찰이 서씨의 병원과 집에서 압수한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에 담긴 성폭행 당한 여성이 20여명에 이르며 그의 수첩에서 발견된 연락처에는 무려 170여명에 이르는 여성 이름이 나온다.

특히 김씨는 자신의 신분과 실제 미스코리아를 배출한 경력을 십분 이용해 손쉽게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여성들을 유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함께 구속된 내연녀 최(25)씨가 동성로에서 지나가는 미모의 여성을 상대로 '미스코리아'를 시켜주겠다며 유혹해오면 자신의 링컨 콘티넨털 차량에 태운뒤 미스코리아 대회에 입선한 여성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현혹해 왔다는 것.

즉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로 인해 '나도 벼락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있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미모의 젊은 여성들의 심리를 이용해 온 셈이다.

한편 서씨가 저지른 성범죄 또한 엽기적이다.

'미스코리아가 되려면 부인병 검사를 해야 한다'며 옷을 벗게 한뒤 '피부가 고와지는 주사'라고 속여 마취제를 투입해 정신을 잃게 한뒤 나체 사진을 찍거나 성폭행 해 왔으며 범행 장소도 자신의 병원과 노래방, 모텔 등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 여성들에게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치아를 교정해 주겠다면서 400만∼60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미스코리아 출전 경험이 있어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바뀐 것으로 보이는 내연녀 최씨는 대학원 휴학생으로서 건당 10만원씩 받아가며 매니저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0년대 초반 지방선거에 출마한 경력을 갖고 있는 서씨는 경찰에 구속된 이후 기자들에게 '미스코리아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었다'며 '역기능만 보지 말고 순기능도 볼 필요가 있으며 흥미위주의 기사를 자제해 달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또 서씨의 내연녀 최씨는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낙선한 애들이 불만을 품고 허위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며 "자신들은 억울한 피해자"란 뻔뻔한 주장을 펼치기도 해 경찰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재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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