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학교엔 어떤 나무가 있을까

◇나무와 친해지기

나무와 친해지기 위해서 굳이 산에 오를 필요는 없다.

매일 가는 학교 정원은 자연스러움은 덜하지만 다양한 나무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좋은 학습장이 된다.

더욱이 꾸준하게 관찰할 수 있어 나무의 사계절 변하는 모습은 물론 한해 두해 자라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또 대부분 이름표가 붙어 있어 나무를 잘 몰라도 쉽게 가까워질 수 있다.

어제까지 그냥 지나쳤던 학교 정원의 나무들을 유심히 관찰해보자. 그러다 보면 산이나 숲에서 엇비슷한 나무를 보더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지난 18일 오후 체험팀은 대구도원초등학교 교정에서 임성무 교사와 함께 나무체험 학습을 펼쳤다.

체험학습을 시작하기 전 나무의 모양새나 특성을 기록하기 위해 작은 수첩(A4지를 8등분으로 접으면 간단한 수첩이 된다)과 필기도구를 준비했다.

우선 나무의 수형(전체 모양)부터 살피기로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띤 것은 주목. 상록관목으로 5,6월 꽃이 피는데 바늘모양의 잎이 원뿔(콘)을 이루고 있었다.

"잎 표면이 좁기 때문에 겨울에 눈이 내려도 찢어지지 않는다"는 임교사의 설명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옆 느티나무는 모든 가지가 하늘을 향해 Y자로 갈라져 있었다.

오래된 느티나무는 둥그스런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가지 끝을 아래로 늘어뜨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감나무와 이팝나무는 잎모양이 너무 비슷해 둘을 쉽게 구별하기 힘들었다.

꽃이나 열매를 보면 금방 알 수 있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줄기를 살펴보니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감나무의 줄기는 거칠하면서 마른 논이 갈라진듯했고, 반면 이팝나무의 묵은 가지는 허물을 벗듯 껍질이 둘둘 오그라들면서 벗겨져 있었다.

배롱나무나 모과나무도 4, 5월이 되면 허물을 벗는다고 했다.

느티나무와 벚나무의 수피(껍질)는 기공이 마치 칼로 그어놓은 듯 가로로 잘게 나 있었다.

벚나무의 줄기는 화려한 꽃을 피우는 대신 상처가 많아 진물이 여기저기 묻어나 있었다.

회화나무나 은행나무의 줄기표면은 반대로 세로로 갈라져 있었고 귀룽나무는 잔물결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나뭇잎을 하나씩 따봤다.

사철나무, 감나무, 이팝나무, 배롱나무 등은 표면이 매끈하지만 느티나무 잎은 손끝에서 서걱거렸다.

거기에는 작은 비늘털(가시)이 나 있었다.

표면이 매끄러운 나무들은 잎 가장자리에 대부분 톱니(거치)가 없다는 것을 관찰했다.

잎몸의 모양, 잎자루와 잎맥 나기도 가지각색. 산수유는 가지런히 묶은 뒷머리 모양인 반면 팽나무는 다른 잎들과 달리 잎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았다.

체험이 진행될수록 그전에는 똑같아 보이던 나무들이 제각각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체험학생들은 그 특징들을 준비한 수첩에 그리거나 적느라고 내내 분주했다.

◇관찰일지

한꺼번에 많은 나무를 봤다면 기억하기 힘들다.

이때 보고 들은 것을 차곡차곡 기록해 둔다면 나만의 식물도감을 만들 수 있다.

도화지 한 장을 8등분으로 접어 간단하게 특징과 설명과 그림을 적어도 된다.

이때 잎을 하나씩 따서 표본으로 만들어두면 기억을 되새길 수 있어 다시 공부하기에 좋다.

줄기는 가지의 뻗어난 모양, 기공의 모양, 수피의 손감각이나 손톱으로 눌러서 딱딱하기 정도 등을 느껴본다면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체험학습을 하면서 궁금했던 것들은 인터넷이나 식물도감 등을 찾아보면된다.

또 나무에 얽힌 역사와 이야기를 찾아서 읽어보며 다음에는 친구들과 나무 이름 맞추기 대회를 열어본다면 오래 기억되는 체험이 된다.

◇재미있는 체험학습

1.나무와 풀은 어떻게 다를까?

나무는 사람처럼 나이를 먹는다.

겨울이 되어 잎이 다 떨어져도 땅 위로 난 줄기는 죽지 않는다.

하지만 풀은 산삼이나 인삼처럼 수십년을 사는 풀이 있긴 하지만 대게 1년도 지나지 않아 씨앗을 남기고 죽는다.

여러해살이풀은 뿌리와 씨앗을 남긴다.

이들은 겨울이 되면 대부분 땅위로 난 줄기와 잎이 진다.

풀은 나무보다 먼저 척박한 땅을 기름지게 일구는 개척자이다.

나무는 늘 풀이 잘 만들어 둔 곳에서 자란다.

2.봄철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는?

산에서는 생강나무이고 학교나 마을에서는 주로 산수유 나무이다.

산수유 나무는 노란 꽃이 한 곳에 모여 나고, 그 꽃마다 달린 풀빛 열매는 가을이 되면 새빨갛다.

'임금님귀는 당나귀귀' 이야기에도 나온다.

3.울타리수로 인기있는 쥐똥나무는 하얀 꽃에서 나는 향긋한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예쁜 꽃을 가진 이 나무의 이름이 왜 하필 쥐똥일까 알아보자. 이팝나무, 조팝나무, 팽나무, 등나무도 재미있다.

나만의 예쁜 나무이름도 지어보자.

글.사진: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진행:임성무(도원초등 교사) 참가학생:도원초등 우태균(6년), 정은진.김주현.이승영.박언수.엄선아.김나혜.박나은.윤경하(5년)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