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금이 거의 묶여있는데 해외에서는 돈이 넘쳐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경제의 또 하나의 '어두운 단면'이다.
세계화 시대에 한국 자금이 해외에서 활기를 띠는 것은 그야말로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것이 건전 투자가 아닌 해외 부동산 매입에 쏠려있다는 것은 우리의 '천박한 자본주의'가 이제는 해외로까지 수출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고있다.
한국은행은 올 1∼4월 중 대외지급액이 45억2천만 달러로 한화 약 5조2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무려 21%나 증가한 수치다.
대외지급액은 국내에서 해외 친척이나 가족에게 보낸 증여성 개인 송금과 이민자의 해외 이주비, 재외교포가 반출한 재산이 대부분인데 올들어 이민자가 급감했는데도 이처럼 해외 자금 유출이 늘어났다는 것은 '도피성' 자금이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다.
지금 외국인 투자는 한국을 비켜가고 있고, 국내에 있는 외국 자금도 중국 등지로 뺏기고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국내 자금마저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으니 국내 투자 공동화(空洞化)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뒤늦게 금융감독 당국은 불법적인 외국 부동산과 골프장 회원권 취득에 대한 전면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상류층에서는 이미 해외에 집 한 채쯤 사두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샌프란시스코, 중국 상하이 등지에는 부동산에 대한 한국인 투자가 확산돼 현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내국인이 해외 부동산 또는 골프회원권 등을 취득할 경우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하는데도 신고 건수가 전혀 없다는 것은 당국이 그만큼 손을 놓고있다는 얘기다.
최근 50개 계좌에서 1년간 5천억원을 불법으로 해외에 반출한 '환치기' 업자가 검찰과 세관에 적발됐다.
국내 자금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자금의 불법 유출은 그야말로 망국병(亡國病)이다.
경제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불법 자금유출은 철저히 봉쇄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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