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해녕 대구시장 취임 2주년 인터뷰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 추진력 강화"

민선 3기를 맡은 조해녕 대구시장이 7월1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조 시장은 지하철 참사라는 사상 초유의 대형 사고에다 태풍 '매미' 피해,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최장기간의 시내버스 파업 등 큰 일들을 잇따라 겪었다.

그러다보니 취임 2주년을 맞는 감회도 남다를 것이다.

조 시장에게서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시책 방향 등을 들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 정책의 미흡

조 시장은 먼저 "지난해 대구 지하철 참사로 시민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안겨 송구스럽기 그지 없다"고 말문을 연 뒤 "나름대로 계획했던 여러 일들이 잘 풀리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뒤이어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내걸고 국내.외 기업 및 자본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없었음을 시인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조 시장은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기업 유치에 필요한 공단이 거의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달성2차 지방산업단지 등을 조성하고 노사정 화합분위기 유도, 삼성상용차 부지의 대기업 유치라는 성과도 있었다"면서 "현재 여건에 위축되지 않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조 시장은 게임과 모바일콘텐츠 및 디자인 중심의 첨단CT산업 등을 내용으로 하는 문화산업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관련, 옛 계명문화대 일대가 문화관광부의 대구문화산업단지로 지난 23일 지정되는 등 지역 발전을 위한 경제정책 골간이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직사회의 변화 지지부진

조 시장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대구 공직사회의 변화 작업도 적극 추진했으나 공직사회가 여전히 경직돼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조 시장은 "실국장들이 지방장관이라는 생각을 갖고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직원들도 자율성을 갖고 '과거처럼 시키는 대로만 일하는' 자세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해 왔으나 아직도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특히 이에 대해서는 "아직 멀었다"는 표현으로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을 비판했다.

조 시장은 현재 대구시의 살림살이 규모가 1960년대 국가경영의 규모와 맞먹을 정도로 커진 만큼 여러 기능이 분화되고 각자의 역할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변화하지 못하고 과도기적 상황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종전과 달리 매월 조회때 시장이 훈시하던 것을 지양하고 각계의 전문 인력을 초청, 특강을 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했다.

또 자원봉사에 대한 공직자들의 의식변화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봉급이나 자신의 능력 등의 일부를 지역사회를 위해 내놓는 1% 나눔 운동 등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특히 대구시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상당히 개선된 것은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통합 사업 추진

조 시장은 "시민들의 욕구 분출과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이 부족하고, 이에 따른 갈등도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역 사회의 갈등을 해소 또는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들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이달의 인물' 제도를 시행해 문화예술계에서 지역의 대표적인 인물들을 선정, 발표하고 이와 관련된 행사들을 갖겠다는 것.

또 '음악이 흐르는 도시' 조성을 위해 8개 구.군별로 연중 지역예선을 거친 뒤 10~15일 정도의 기간을 정해 결선을 치르는 '시민합창 대축제'도 개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조 시장은 "대구U대회와 지하철참사 때 보여준 시민들의 자원봉사 열기는 정말 놀라운 것"이라며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해 시민통합과 대구의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자원봉사 종합관리 시스템'의 기능을 보강해 자원봉사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고 '대구사랑운동', '1%나눔 운동'을 확산시켜 지역 공동체 의식이 굳건히 정립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했다.

◇향후 사업추진의 방향

조 시장은 남은 임기 2년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최우선 과제로 하면서 시민통합 노력 강화, 국제화 사업추진 가속화, 동남권의 중추관리 기능 강화 등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학교와 국제교류센터를 설립하고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등 각종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시장은 "특히 대구가 동남권 중추관리기능을 맡는 도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고속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대구테크노폴리스의 조성과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의 차질없는 설립도 대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일인 만큼 반드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현안들의 처리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지하철 참사 묘역조성과 관련, 조 시장은 "7월에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봐야 할 것 같다"면서 말을 아꼈다.

또 논란이 다시 일고 있는 고속철도의 대구도심 통과방식에 대해서는 "대구시의 공식 입장은 지난해 공론화를 거쳐 정부에 제출한 지하화"라면서 "대구시의회에서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거론되는 행정구역 개편 논의에 대해서는 "경산시 등 대구 인근 지역의 대구 편입은 경북도와 정치권의 의지가 중요한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대구 중구.서구청의 행정구역 개편 주장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해 대구의 행정구역 개편논의가 어떤 식으로든 전개될 가능성이 높음을 내비쳤다.

또 구조조정 문제로 노사 갈등을 겪는 대구지하철 문제와 관련, 조 시장은 "올바른 방향을 정해 일을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공사의 구조조정 방침을 긍정적으로 처리할 뜻임을 시사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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