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 제대로 알고 먹자-(2)올바른 약물 사용

인간은 의약의 발달로 인해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점차 벗어날 수 있었다.

질병의 치료를 위해 의약품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게 됐고, 따라서 약물의 사용 빈도와 의존도가 높아지게 됐다.

일반적으로 약물 사용의 형태는 '사용'(use), '오용'(misuse), '남용'(abuse)의 세 가지로 구분되고 있다.

사용은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약의 전문가가 지시한 용법대로 약물을 쓰는 것이다.

오용은 잘못된 사용, 즉 약에 대한 전문가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용법을 적절하게 따르지 않고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그래도 조금 낫다.

비록 잘못된 사용이기는 하지만 치료의 목적을 갖고 사용했기 때문이다.

즉, 어떤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를 하기 위하여 약물을 의학적 용도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용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즉, 의학적인 치료의 목적이 없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예로 들면 설사병에 걸린 환자가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지시에 따라 아편을 이용하였다면 약물의 사용이 되는 것이다.

이 때 약물의 용량이 지나쳤다(과용)거나, 모자랐다(저용)면 오용이 된다.

그러나 환자가 완전히 회복이 돼서 병적 증상이 없는 데도 아편 복용 때 생기는 '묘한 감정의 세계'(euphoria)를 느끼기 위해 아편을 쓴다면 약물의 남용이 된다.

의약분업 이후 많이 줄었지만 우리나라의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 중 의약품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구별 없이 환자의 병적 증상에 의사가 처방을 하듯, 그리고 특효약인 듯한 과장 광고를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광고를 보고 구입을 원하는 환자에게 복약지도를 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우리나라 속담에 '병은 자랑을 해야 잘 낫는다', '병은 하나인데 약은 수백 가지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병에 대한 궁금증과 치료방법을 묻게 된다.

특히 의사나 약사에게 상담하는 것보다는 주위에 있는 친구나 친척 등에게 묻고 듣는 경우가 더 많은 듯하다.

더욱이 누가 그 병을 앓다가 어떤 약을 먹고 나았다고 하면 약효나 부작용에 대한 확인도 없이 바로 구해서 복용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혈당강하제 처방을 받아 혈당을 잘 관리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 누군가가 '당뇨에는 해당화 뿌리가 최고야, 아무개도 그걸 삶아 먹고 당뇨가 감쪽같이 나았다'고 말을 하면 환자는 그날부터 그걸 삶아 먹어보고 싶어 안달한다.

그리고는 끝내 정체나 순도는 물론 농약이나 중금속 오염도 불확실한 풀뿌리를 삶아먹고 혈당조절에 실패, 낭패를 본다.

의약품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사용, 오용, 남용의 의미가 어떠한 것인지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약을 사용하고자 할 때 또 필요한 것은 약에 대한 기초지식과 인체와의 관계, 그리고 복용할 의약품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어야만 오용 또는 남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정광원 대구시약사회 부회장(새영생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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