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중호우 '무방비 달성'

'59 대 0'.

스포츠 경기 점수가 아니다.

지난 27일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달성군 지역별 강우량을 표시한 것. 이 시간대에 가창면은 평균 59㎜의 비가 내린 반면 하빈.구지면은 전혀 비가 오지 않았다.

또 화원읍은 13㎜, 현풍면은 10㎜, 다사.유가면은 3㎜의 시간당 강우량을 각각 보였다.

더구나 옥포면의 경우 이날 산기슭인 기세리는 폭우가 쏟아져 침수피해를 입었으나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평야지대인 면사무소는 가랑비 정도만 내렸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가창면의 김상철 면장은 "마치 하늘에 구멍이 나 양동이로 물을 붓는 것 같았다"며 "달성군에 대한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라 말했다.

달성군 건설방재과 전영욱 하천담당은 "지난해 태풍 '매미' 때도 이곳 시우량(時雨量)이 겨우 50㎜를 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예상치 않은 폭우로 저지대 침수는 어쩔 수 없었다"며 의아해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달성지역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있다.

대구기상대 이미경 예보사는 "이번 가창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는 소나기성 강우가 이동하지 않고 대구상공에 머물면서 폭우를 뿌렸다"며 "최근 시간당 최대 80㎜가 내린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국지성 집중호우에도 불구하고 현재 풍수해 등에 대비한 하천제방과 하수시설 등에 대한 설계기준은 이에 크게 못 미쳐 또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 수해에 대비한 하수시설 설계는 평균 시우량 40㎜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

이런 기준도 지난해 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입자 30㎜에서 강화한 것. 또 하천제방의 경우도 지방1하천(가창댐 이하 신천)은 최근 80년에서 100년 강우빈도를 80년에서 200년으로, 소하천은 30년에서 50년으로 설계기준을 상향했으나 이번처럼 기상이변 현상에 대처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강경덕 달성군 건설도시국장은 "최근 잦은 기상이변으로 예기치 않은 재해의 우려가 높다"며 "보다 정확한 기상예보에다 강수량, 하.배수시설 등을 개량화하고 상황에 맞게 시뮬레이션화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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