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집증후군 해결 신기술 속속 개발

새집증후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웰빙'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건강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데다, 최근에는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유아 가족에게 치료비와 실내공기질 개선비, 위자료까지 포함한 배상결정을 내렸다.

건축업계로서는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의 외면뿐만 아니라 집단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새집증후군의 원인과 대책을 알아본다.

◇새집증후군의 원인=새집증후군은 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현대병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재료의 내구성 향상이나 미장효과, 작업의 편리 등 기능성을 높이기 위한 복합화학물질의 사용이 증가했고, 이로부터 각종 휘발성유기화학물질(VOCs)과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 화학물질이 가장 중요한 안식처인 가정 속으로 뿜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내오염물질로 인한 피해는 다양하다.

비염 등 호흡기계 염증과 천식을 유발하고, 두통, 피로감, 알레르기성 질환에서 심지어 정서불안 등 정신과적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병원의 처방에 의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투약을 중지하면 곧바로 증상이 재발하는 것이 새집증후군의 특징이다.

원인을 제거하지 않은 채 치료만 반복할 경우 증상이 장기화되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

◇새집증후군 마케팅 경쟁=새집증후군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해결하겠다는 신규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100여 개 업체가 성업 중이다.

새집증후군 환경업체들은 주로 국내외에서 공급된 세라믹이나 황토를 벽면 등에 코팅함으로써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파장으로 유독물질을 중화시키거나 촉매반응을 활용해 유독물질을 분해하는 좀더 과학적인 방법도 등장했다.

적외선 합성파장을 반도체칩에 저장했다가 발산함으로써 포롬알데히드 등 실내오염물질을 중화시키는 'e-플러스'를 개발해 지난해 특허를 획득한 지역벤처 에코웨이브텍은 이달초 군인공제회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신규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은 상온 무광촉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상온 무광촉매제를 이용한 정화기로 새집증후군의 원인 유해물질을 분해한다는 설명이다.

에코웰빙 전태진 대표는 "얼마전까지 입주자 개인들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벌였는데, 새집증후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LG, 코오롱, 롯데, 삼성 등 대형 건설사들이 협력업체로 들어와 모든 아파트에 시공하는 것을 먼저 제안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업계 웰빙 바람=한국공기청정협회는 친환경 건축자재 인증제도를 시행, 건축자재의 오염물 방출 특성에 따라 5개 등급(최우수, 우수, 양호, 일반1, 일반2)으로 나누어 정보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그동안 업계는 새집증후군 예방비용으로 인해 평당 분양가가 16만원 정도 상승할 것이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런데 오히려 친환경 첨단 건축자재 사용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업체가 생겨났다.

수도권 한 중견건설업체는 지리산 황토를 이용해 건축자재 20개 제품을 개발한 뒤 특허를 출원했다.

그리고 황토 제품의 사용범위를 안방 바닥재에서 벽체와 베란다 등 집안 구석구석으로 넓혔다.

특히 바닥에는 4㎝ 두께의 황토온돌을 깔았다.

건축업계 관계자는 "새집증후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분양가 인상의 부담이 생기더라도 친환경 자재 사용이 늘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과 호흡하라=아무리 우수한 친환경 자재라도 미량의 오염 물질 방출까지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실내공기 오염 예방의 최선책은 아파트가 숨을 쉴 수 있도록 환기를 자주시키는 것이다.

"아파트 입주 1주일 전쯤부터 낮에 보일러를 고온으로 가동하고 밤에 환기시키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실내공기 오염도를 5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입주전에 새시를 미리 달지말고, 가구를 다 들여놓은 뒤 충분히 환기를 시키고 새시를 달아야 합니다".

백승옥 영남대 토목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자연환기보다 좋은 것은 없다"며 "새집증후군을 막기 위해 새로운 장치를 개발하는 것보다 자연환기가 잘 될 수 있도록 아파트 설계 방식을 바꾸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또 "친환경 건축자재 인증 등을 민간단체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립환경연구소에서 공식적인 인증시스템을 갖추어야만 소비자들의 선의의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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