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20여개 해수욕장이 오는 7월10일을 전후해 개장식을 갖고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들어간다.
최근 수년간 각 시군별, 해수욕장별 손님유치 경쟁이 서비스와 시설수준의 동반상승 효과를 유발하면서 궂은 날씨가 이어지고 강수량도 많았던 지난해에도 지역의 해수욕장은 그 전에 비해 20∼30% 가량 늘어난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에 힘입어 일선 자치단체와 번영회 등 해수욕장 운영주체들은 올해에도 주차료와 야영장 대여료를 인하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도시인들에게 손짓을 보내고 있다.
특히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라 피서객 규모가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바다를 끼고 있는 자치단체들은 올해를 지난 70, 80년대에 버금갈 정도로 물놀이객이 몰리는, '해수욕장 부활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해수욕장 현황
경북 동해안에는 경주에 관성, 봉길, 나정, 전촌, 오류 등 5개 해수욕장을 비롯해 포항 구룡포, 도구, 북부, 칠포, 월포, 화진 등 6개와 영덕에 장사, 대진, 고래불 등 3개 및 울진의 기성망양, 구산, 후포, 망양, 봉평, 후정, 나곡해수욕장 등 모두 21개의 지정해수욕장이 있고 마을 단위로 있는 비지정 해수욕장도 비슷한 숫자에 달한다.
이중 포항시내에 있는 1, 2개를 빼면 모두 청정수질을 자랑해 몸담그고 놀기에는 흠잡을 것이 별로 없다.
다만 비지정 해수욕장은 안전요원이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입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수욕장별 특징
포항 북부해수욕장은 최근 수년 사이 '포항의 해운대'라는 명성을 얻었다.
사철 내내 외지 관광객들이 북적거리고 물놀이라는 해수욕장 본연의 역할보다는 바다를 배경으로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분위기' 연출에 더없이 좋은 곳으로 변모했기 때문. 특히 지난 12일 포스코가 초대형 불꽃축제를 이곳에서 열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를 비롯한 내륙에서 오는 연인 등 젊은이들이 추억을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다.
포항 북쪽의 두 명소 칠포와 월포는 레저활동과 입욕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이들 두 곳은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전통의 명소'이고 특히 지난 2000년 이후에는 윈드서핑과 모터보트, 제트스키 등 다양한 바다레저 동호인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해수욕장변에 백사장과 송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고 해수욕장에서 승용차로 10∼20분 거리에 보경사와 내연산이 있어 산과 바다를 함께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구룡포해수욕장은 가족단위 피서를 즐기기에 좋다.
인근에 한반도의 동쪽 끝 호미곶과 등대박물관이 있고 이 일대 어느 곳에서나 일출장관을 볼 수 있어 초.중학생들의 학습장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경주 오류해수욕장은 동해안에 있으면서 자갈백사장을 볼 수 있는 곳. 파도에 부딪혀 잘그락거리는 자갈구르는 소리는, 밤하늘 별과 아우러져 시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래서 '오류는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영덕군 병곡면의 6개 해안마을을 품고 고래불, 대진해수욕장은 폭 150m에 길이 8㎞의 명사(明沙)20리를 자랑한다.
두개 해수욕장 가운데 있는 송천천은 자연 샤워장 역할을 하고 백사장을 따라 길게 드리운 소나무는 천연 차양막을 둘러놓은 듯한 분위기를 준다.
울진은 해수욕장들이 갖춘 천연적 조건에 비해 운영에 들이는 자치단체의 노력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 그래도 기성망양해수욕장과 성류굴, 불영사 계곡 등 산과 강, 바다와 동굴이 어울려 기성면 일대는 도내 최고의 휴양지로 꼽힌다.
◇다양한 바다 축제
올 여름 첫 바다 축제는 영덕에서 막이 오른다.
영덕군은 해수욕장 개장행사로 오는 11일 자동차 경주대회인 제1회 영덕 비치 드레그 레이스를 개최한다.
부대 행사로 10일 오후 포항 종합경기장에서 100여대의 오토바이가 영덕을 향해 7번 국도를 질주하는 볼거리를 마련했다.
드레그 레이스는 일반 승용차를 개조해 대진~고래불 해안 400m를 달리는 경기.
7월31일과 8월1일 영덕 대진해수욕장에서는 해변축제가 열린다.
해상 바지선에서 불빛축제를 열고 체험행사로 광어.오징어 썰기, 복숭아 씨앗 멀리뱉기 등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축제도 마련된다.
경주의 5개 해수욕장은 포항, 영덕과는 달리 7월15일 개장하는데 양남면 관성해수욕장에서는 7월31과 8월1일 양일간 전국 70여개 록커들이 참여하는 '경주 해변 록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
포항은 여름 내내 축제가 이어진다.
7월24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열리는 '세계 해병 전우인 축제'는 북부, 도구, 송도해수욕장 등 시내 모든 해수욕장을 무대로 의장대 공연, 철인3종 경기, 조개잡이 체험 등 다양한 행사들로 구성된다.
또 23일부터 8월2일까지 북부해수욕장 근처 환호해맞이공원에서는 바다연극제가 열리고, 7월24일과 26일 북부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에서는 각각의 해변축제도 마련된다.
◇서비스 향상
포항시는 올여름 행정력의 상당 부분을 '바닷가'에 모으기로 했다.
올 연말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내년부터 본격화될 동해안 관광 시대에 대비해 예행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
외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포항시는 시내 북부해수욕장은 민간위탁 대신 북구청이 직영키로 했다.
피서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칠포해수욕장은 작년까지 대당 4천원씩 받던 주차료를 올해부터 무료로 전환했다.
시청 관계자는 "현재 대로라면 포항에서 주차료를 받는 해수욕장은 구룡포와 송도 2곳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함께 포항시는 해수욕장내 상가 및 인근 업소에는 모두 요금표 부착을 의무화하고 샤워장, 야영장 등의 부당요금 징수 및 바가지 행위에 대해서는 시가 초과요금의 2배를 피해자에게 보상해주는 부당요금 신고보상제를 도입했다.
박관규 포항시 남구청장은 "포항에 왔다가 불쾌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 올해 피서철 행정의 최우선 목표"라며 "개장 이전까지 준비도 더욱 알차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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