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치른 모의수능시험 결과가 나온 이후 학생들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고 고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모의고사 결과가 나온 뒤에는 항상 그렇지만 이번 모의평가는 새로운 수능 체제에 맞춘 첫 훈련이었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전과는 다소 다르다는 것이다.
많은 인원이 참가했기 때문의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사실도 수험생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의고사는 실제 시험에 대한 훈련이자 결과를 통해 실제 시험에 임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의미를 부여하는 건 지혜롭지 못한 일이다.
점수의 좋고 나쁨에 연연할 게 아니라 자신의 취약점이 어떤 것인지 분석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현명하다.
이번 평가원 모의고사의 특징과 그에 따른 학습 대책을 알아본다.
◇모의평가에서 나타난 특징
▲선택과목 판도가 보인다
관심의 초점이 됐던 수리와 탐구영역 선택과목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번 선택 이후 실제 수능에 이를 때까지 선택과목을 바꾸는 수험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번 평가의 선택 분포와 결과를 살펴 자신의 선택이 적합한지를 마지막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수리영역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나'형(66.1%)을 선택한 수험생이 많았으나 '가'형 선택 비율이 지난해 12월 모의고사에 비해 5.2%포인트 늘어났다.
주요 대학이 자연계 모집단위에 '가'형을 지정하거나 가중치 또는 감산점 등을 부여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탐구영역에서는 4개 과목에 응시한 뒤 좋은 과목을 골라 전형에 활용하려는 경향이 보편화했다.
대부분 대학이 2, 3개 과목을 반영하는데 이번 모의평가에서 4개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이 90%를 넘은 것은 이를 입증한다.
직업탐구도 최대 과목수인 3개 과목 선택 비율이 96.5%나 됐다.
▲학습 부담이 적은 쪽을 선택한다
수리영역의 경우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들은 가중치 부담 때문에 실제 수능에서 '가'형을 선택할 수밖에 없으나, 중위권에서는 수능이 임박할수록 학습 부담이 적은 '나'형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모의고사 때는 '가'형 선택이 이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형 선택의 경우 이번 평가에서 '미분과 적분' 쏠림(97.9%)이 지난해 12월(79.0%)보다 심화됐는데 이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수리영역에서 선택과목을 바꾸고자 할 때는 반드시 교과 담당 교사와 상담한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탐구영역에서는 공부가 쉽고 이미 배운 과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사회탐구의 경우 한국지리(69.9%), 사회.문화(64.9%), 한국 근.현대사(57.7%), 윤리(51.5%) 등으로 나타났으며 과학탐구는 화학Ⅰ(91.3%), 생물Ⅰ(86.9%), 물리(63.7%), 지구과학Ⅰ(47.4%) 순이었다.
이 같은 선택 경향은 실제 수능시험에까지 그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이에 맞는 대비가 필요하다.
▲선택과목간 유불리는 예상이 어렵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간 점수 차이에 관심을 갖는 수험생이 많은데 표준점수화할 경우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렵다.
이번에도 학생들이 쉽게 생각해 선택 비율이 높은 한국 근.현대사의 경우 1등급 점수가 67점으로 나타났으나 경제지리 등 어렵다고 여기는 과목의 1등급 점수는 63점으로 낮았다.
어려운 과목의 표준점수가 높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결과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과목간 점수 편차에 연연할 게 아니라 지금까지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과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반영방법 등을 면밀히 분석해 선택과목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느 과목이 유리할 것인가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탐구영역에 대한 대학별 수능점수 활용 지표는 반드시 파악해둬야 한다.
대학들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수험생은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수능점수 활용 지표를 확인한 뒤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것이 유리한지 파악해서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수능 대비 전략
▲결과를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하라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응시생 규모, 과목 선택 경향 등 수험생들이 참고할 만한 결과가 많이 도출됐다.
영역별로 자신의 현재 위치가 어디쯤인지 가늠해보고 과목 선택의 적절성, 투입 시간 대비 학습 효율 등을 냉정하게 비교 평가할 필요가 있다.
또 모의평가에 나타난 자신의 영역별 성적과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영역별 반영 방법을 비교해 어느 영역에 비중을 더 둘 것인지도 결정해야 한다.
시기적으로 수험 생활의 절반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학습 전략을 학기 초보다 구체화하고 반드시 실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울러 지금 이후로는 선택 과목을 바꾸는 것이 손해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종적인 자신의 수능 응시 과목을 결정하고 학습 계획을 짜야 한다.
여름방학은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지고 기초를 충실히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므로 방학 활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2학기 이후에는 대부분의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에 방학이 자신의 실력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점수와 난이도에 연연하지 말라
6월 모의평가 결과는 중요한 참고 자료이지만 개인별 점수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
남은 기간 어떻게 학습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지난해 12월 모의평가 이후 자신의 영역별 점수 추이를 정리해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약점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면 수능 점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모의고사를 근거로 수능시험의 난이도를 예측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상대평가인 수능시험을 앞두고 난이도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시험은 어렵든 쉽든 모든 수험생에게 같이 적용된다.
중요한 것은 전체 수험생 속에서 자신의 상대적 석차가 어디 쯤이냐이다.
선택과목간 표준점수 차이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대부분 대학들은 표준점수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해 나름의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EBS에 의존하지 말라
6월 모의평가 결과 EBS 수능강의나 교재는 그리 많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반영 비율을 높인다고 하지만 실제 수능시험에도 EBS와 똑같은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비슷한 유형을 출제하거나 교재 내용을 문제의 소재나 제재로 활용하는 수준일 것이다.
결국 수능시험을 대비하는 가장 좋은 교재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EBS 교재 역시 교과서에 있는 원리와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도 교과서 중심의 문제가 출제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수험생들로서는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과 주요 내용을 먼저 확실히 이해한 뒤 문제 풀이를 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BS 수능강의도 이 과정에서 활용되는 것이 적당하다.
올해는 또 과거에 출제된 부분이라도 핵심적인 내용은 반복 출제한다는 방침이 나왔기 때문에 기출문제 풀이를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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