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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신문-피랍 조선인이 본 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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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이강구가 왜구들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도망쳤다. 전라도 농민인 그는 밭을 갈던 중 왜구들에게 붙잡혔다. 이 후 4개월 동안 왜구의 배를 젓거나 왜구가 약탈해온 쌀을 운반하는 일을 했다. 천신만고 끝에 탈출에 성공한 이강구를 만나 왜구에 대해 들었다.

왜구는 모두 머리를 틀어 올리고 있었다. 바지는 입지 않았고 치마 같은 웃옷이 허벅지까지 덮었다.

왜구들은 종일 쉬지 않고 떠들어댔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함부로 사람을 죽이고 재산을 빼앗았다. 놈들에게 죄책감 같은 것은 없었다. 잡아온 포로를 마구 두들겨 패거나, 일을 제대로 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였다.

반항하는 여자 포로의 손발을 잘랐다. 여인의 울음이 천지를 가르자 놈들은 키득거리며 웃었다. 놈들은 악마였다.

우두머리인 듯한 자는 삼지창 모양의 뿔이 달린 쇠투구를 쓰고 있었다. 얼굴은 동으로 만든 가면으로 보호하고 있었다. 갑옷은 팔다리는 물론이고 손등과 손가락까지 덮었다. 화살이나 칼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갑옷의 각 부분은 끈으로 단단히 연결돼 있었다. 끈의 색깔은 화려했다. 너저분한 졸개들이 복장과 사뭇 달랐다. 그의 무장 수준은 웬만한 조선의 장수보다 훌륭했다.

우두머리인 듯한 자는 말이 없었다. 어쩌다 내뱉는 말은 짧고 날카로웠다. 그의 말이 떨어지면 졸개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유를 달거나 되묻는 자는 없었다 오직 고개를 절도 있게 꺾으며 ''하이''하고 짧게 대답할 뿐이었다. 잘 훈련된 졸개들 같았다.

우두머리가 타는 말은 항상 신선한 풀을 먹었다. 배에서도 좋은 풀과 맑은 물을 마셨다. 우두머리가 배에서 내리면 병졸 수십명이 호위했다. 그는 직접 싸우지 않고 오직 명령만 했다. 병졸들은 그를 장군이라고 불렀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해적 수준을 훨씬 넘었다. 도망치지 못한 조선인들은 지금쯤 살해됐거나 일본 귀족의 노예로 팔려 갔을 것이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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