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어사전 활용 이렇게...

이용법 가르쳐 주고 사전 쥐어주라

영어 문장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당연히 사전을 찾아 뜻을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전이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까. 영한사전? 영영사전?

중.고생이나 어른들에게 해당되는 이런 질문들을 어린이 영어 학습에 대입시켜 보자. 어떤 답이 효율적일까. 자녀의 영어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사전 사용법은 적잖은 골칫거리임에 틀림없다.

◇영한사전이냐 영영사전이냐

영어보다 우리말 사용이 훨씬 익숙한 고학년생이나 어른들 입장에서는 영한사전에 먼저 손이 가게 마련이다.

문장을 이해하거나 뜻을 분명히 하는 데는 분명히 빠른 방법이다.

때문에 영어 공부를 할 때 영한사전과 영영사전 가운데 어느 것을 사용하는 게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어린이 영어 공부에 있어서는 대체로 의견이 영영사전 활용 쪽으로 모아진다.

이른바 영어를 영어로 이해하고 영어로 생각하는 데 익숙해지려면 영영사전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영어공부 초기부터 영한사전을 이용하게 하면 단어 하나의 뜻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영어를 우리말 구조로 이해하고 번역하는 비효율적인 영어공부 습관을 들일 수밖에 없다.

물론 영영사전에 나온 풀이는 명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호한 느낌이 큰 게 사실이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이런 의미파악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더 어려운 개념으로 발전해 나간다.

어른들처럼 단어 하나하나의 정확한 의미 파악을 강조하다간 오히려 감각이나 사고방식 등에서 놓치는 부분이 많다.

◇어떤 단계로 사용하나

영어공부 초기에는 일단 주제별로 돼 있는 그림사전을 이용하고 점차 예문이 포함된 글자 중심의 사전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글씨나 그림, 만화가 큼지막하게 인쇄된 유아용 그림사전이라고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는 재미, 사전 속에서 만화나 그림 등을 통해 또다른 영어 문장을 읽는 흥미 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Sesame Street Dictionary처럼 아이들에게 익숙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그림사전도 많이 나와 있다.

한층 친근하게 단어를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전 자체가 아이들에게 재미를 안겨 주므로 사전 찾기 자체를 재미있어 하게 된다.

그림사전부터 제대로 활용할 줄 알아야 First, Junior, Children 등 글자 중심의 영영사전 활용도 용이해진다.

풀이하고 있는 단어가 몇 개인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

등록된 단어 수가 아니라 풀이나 예문 등에 얼마나 풍부한 단어가 활용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가령 등록 단어가 1천개라고 해도 사전을 완전히 익히게 됐을 때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단어는 3천개에 이르는 사전도 많다.

◇주의할 점

어린이 영어공부에서 공통된 이야기지만 부모가 조급함을 떨치는 게 중요하다.

영영사전을 권했다면 아이가 헤매고 불편해 하더라도 일단 3, 4개월은 그대로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국어사전 찾기처럼 익숙해지고 거부감도 사라진다.

사전을 쥐어줄 때는 사전 이용법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

실제 연습을 통해 찾는 방법과 함께 사전에 나와 있는 기호와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어야 한다.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을 펼쳐보도록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먼저 문맥을 통해 단어의 의미를 추측해본 뒤 확인하는 과정으로 사전 찾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최근 네티즌들이 종이사전보다 전자사전을 훨씬 선호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어린이들이 전자사전을 이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영어로 된 설명보다 한글 설명을 선호하게 될 수도 있고, 거기에 포함된 게임에 정신이 팔리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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