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앙로 불난 건물 그대로 방치

"건물을 지으려면 4m 물러나 지어야 합니다!" "그렇게는 절대로 못합니다.

"

중구 대구역 네거리에서 중앙 네거리 사이 중앙로 변에 위치한 도심의 한 상가건물이 지난 4월 불이 난뒤 앙상한 뼈대만 남은 채 방치되고 있다.

이처럼 화재건물이 지금까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은 재건축을 둘러 싼 건물주인과 중구청측간의 의견차이 때문.

구청측은 화재가 난 곳은 도시 계획상 도심미관 지구로 지정된 탓에 건물을 다시 지으려면 인도에서 4m를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건물주는 사유재산 침해를 외치며 '땅을 절대 내어줄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

건물주 양모(50)씨는 "옆에 있는 건물은 그대로 놓아두고 자신의 건물만 4m 뒤로 들어가서 짓는다면 간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며 "행정심판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의 입장은 다르다.

중구청 건축주택과 윤형구 과장은 "이 건물 맞은 편에는 4m를 물러나 새롭게 건물을 지은 사례도 있다"며 "도심 전체의 장기적인 계획에 맞춰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건물을 짓도록 규정하고 있는 건축법상의 '건축선 지정공고' 원칙을 지켜 나갈 것"이라 밝혔다.

건물주와 구청간의 의견대립과 달리 이를 지켜봐야 하는 이웃들이나 시민들은 답답하다.

건물 옆에서 보석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신모씨는 "화재 때문에 열흘간 문을 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매출이 줄어드는 등 피해가 계속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편치 않은 속마음을 토로했다.

시민 박모(21.중구 화전동)씨도 "도심지역에 화재로 흉물이 된 건물을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시켜 놓은 것은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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