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압작전으로 아수라장 된 인질극 현장>

러시아 북오세티아의 한 학교에서 3일째

계속된 인질극은 3일 러시아 특수부대의 전격 진압작전으로 수많은 인명피해를 내며

비극으로 끝을 맺었다.

진압작전이 시작되면서 총성과 폭발음 사이로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공포에 질린 어린이들과 자녀를 찾는 학부형들은 울부짖으며 방향을 잃고 뛰어다니

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체육관에 인질로 잡혀 있던 어린이들은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진 현장에서 속옷

만을 입은 채 안전한 곳을 찾아 무작정 뛰었고 인질과 밖에 있던 가족들 모두 공포

와 고통, 충격으로 몸을 떨었다.

체육관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한 어린이는 "그들(인질범)이 지붕 위에서 우리

에게 총을 쐈어요"라고 말했고 기껏해야 6살밖에 안돼보이는 한 아이는 이 말을 가

로막으며 "아니야. 2층에서 총을 쐈어요"라고 말했다.

다른 한 어린이는 "그들은 우리에게 물도 주지 않았어요"라고 말했고 다른 한

아이는 "우리는 오줌을 먹어야 했어요"라며 울먹였다.

이런 대혼란은 수시간 동안 계속됐고 학교 체육관 한 쪽으로는 출입문에 폭탄이

설치돼 있을 것을 우려한 특수부대원들이 포복으로 체육관 창문을 통해 내부로 진입

하는 모습도 보였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몰랐다. 사람들은 안에 갇혀 있는 인질들에게 탈

출로를 열어주기 위해 특수부대가 체육관 한 벽면을 폭파해 길을 낸 것으로 추측하

고 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체육관 지붕이 내려앉아 수십명이 파편 속에 매몰됐다는 소식이 들

렸고 다행히 다치지 않은 어린이들은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총탄을 피해 뚫린 구멍

으로 뛰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손에 붕대를 감고 있는 한 어린이는 "나는 주먹으로 유리창을 깨고 빠져나왔어

요"라며 "사람들이 사방으로 뛰었고 인질범들은 지붕에서 총을 쐈어요"라고 말했다.

학교 정문 옆에는 키가 1m 정도 밖에 안돼 보이는 남자 어린이 등 6명의 시체

가 하얀 천으로 덮여 있었고 그 옆에서는 자녀가 살아오기를 밤낮으로 기다리던 학

부형과 친척들이 무사히 빠져나온 아이를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베슬란 AFP.로이터=연합뉴스)

(사진설명) "아가야 제발 정신차려라" 베슬란초등학교 인질구출작전중 180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250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관리들이 밝힌 가운데 사진은 어른들이 부상 어린이 한명을 후송하는 장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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