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 문광위 뜨거운 공방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7일 한국방송(KBS)의 '적기가(赤旗歌)' 방송과 방만한 예산운용, 최근 공개된 '시청자위원회 회의록' 내용을 두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적기가 방송 논란=한나라당 정종복(鄭鍾福) 의원은 "'미디어 포커스' 제작진이 지난달 14일 북한의 혁명 찬양가인 적기가 멜로디를 자사 프로그램으로 내보내 물의를 일으켰지만 정작 정연주 KBS 사장은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추궁했다.

같은 당 정병국(鄭柄國) 의원은 "'미디어 포커스'는 정 사장 취임 후 대표적인 '개혁' 프로그램으로 KBS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이라크 파병 국군 애니메이션에 배경으로 북한 적기가를 삽입한 것은 파병을 비꼰 의도성이 명백한데, 이것이 KBS 정체성이냐"고 따졌다.

그는 또 "지난해 8월 13일 KBS 1TV의 시사프로인 '수요기획'에서도 장백산 노래라면서 '김일성 장군 노래'를 독립운동 노래라고 두 차례에 걸쳐 방송했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지난달 19일 있었던 시청자 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정 사장이 '가사까지 나왔다면 심각한 문제지만 멜로디만 썼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했다"며 "그러나 실제 방송에는 멜로디만이 아니라 가사도 같이 나온다.

사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미디어포커스를 직접 봤는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결산과 지역방송국 통합=열린우리당 노웅래(盧雄來) 의원은 "KBS가 16개 지역방송국 전체를 통합하는 것은 어렵지만 올해 안으로 7개 지역구에 대한 통폐합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내부 직원의 반발을 넘어 지역국 통폐합을 이루기 위한 KBS의 의지를 밝혀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고 의원은 "현재 KBS에서 추진 중인 지역방송국 통폐합 방안은 9개의 총국을 그대로 둔 채 16개의 지역국만 9개로 통폐합, 지역방송국 수를 25개에서 18개로 줄여 연간 3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지역방송국을 현행대로 운영한다는 가정 하에서 인건비와 관리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나타나는 효과라 할 수 있다"고 지역 방송국 통폐합 의미를 폄하했다.

열린우리당 김재홍(金在洪) 의원과 한나라당 정종복 의원은 "KBS가 문화관광부와 감사원의 퇴직금 누진제 폐지 권고를 계속 무시했고 편법 사규개정을 통해 직원 자녀들의 대학 학자금 지원을 2002년 47억원이나 무상지급했고 사내 근로복지기금도 법률상 기준보다 과다출연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가 기간방송이라면서 적정한 예산편성과 집행을 유도할 수 있는 장치가 미비하다"며 KBS 개혁을 위해 △사장 선임시 독립성 확보 △예산안 국회승인 △왜곡·편파보도의 근절 △지상파의 과도한 독과점해소 △공영성 강화를 위한 KBS 2TV의 민영화 또는 광고의 축소나 폐지 등을 요구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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