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예요, 홈런∼." "뭐? 홈런? 와-." 8일 삼성과 SK와의 더블헤더 2차전이 열린 1루측 장애인 관중석에는 보기 드문 광경이 목격됐다. 구미, 상주, 포항 등 경북지역 시각장애인 60여명과 자원봉사자 등 120여명이 프로야구 관람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
앞이 보이지 않지만 시각장애인들은 한명씩 짝을 지어 옆에 앉은 대구대 특수교육학과 재학생 자원봉사자들의 설명을 들어가며 누구보다 진지하게 경기를 관람했다. 방망이에 볼이 맞는 '딱'하는 소리가 나오면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고 일부 시각장애인들은 라디오를 들으며 경기를 관람했다.
특히 1회말 박한이가 우중월을 넘기는 솔로 동점 홈런을 터뜨리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일부 시각장애인들은 프로 야구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야구장 구경온 것 만으로도 얼굴에 가득 미소가 흘렀다.
일반인들의 선입견과 달리 일부 시각장애인들은 해박한 프로야구 지식을 자랑했다. 평소 라디오를 통해 삼성 경기를 청취했다는 시각장애인 김정협(27)씨는 "자원봉사자의 설명과 선수들의 파이팅 소리, 관중들의 응원 등을 들으면 경기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진다"며 "홈플레이트 뒤쪽에 있으면 투수가 던지는 볼의 구속까지 느낄 수 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2급 시각장애인 정창해(73.경북 상주시)씨는 "소리로 선수들의 움직임이 느껴진다"며 "특히 젊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권지영(21.대구대 초등특수교육학과 3)씨는 "야구해설 자원봉사는 처음이어서 다소 어려웠지만 시각장애인들이 좋아하니까 덩달아 마음이 기쁘다"고 흐뭇해했다.
이번 행사는 경북점자도서관측이 경북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문화 행사의 일환으로 처음 마련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사진:8일 오후 시각 장애인 50여명이 대구대 특수교육학과 학생들의 도움으로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프로야구를 관람하고있다. 박노익기자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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